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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단편소설] 개척단, 명함 그리고 나뭇잎 책갈피 - 13 이민규 프랭크가 원장실의 거대한 청동문과 마주선 것도 이번이 일곱 번째였다. 그럴 때마다 청동문 한 가운데 황금으로 된 부조의 인문들이 그를 내려다보았다. 매번 비슷한 말을 듣고 원장실 문을 닫고 나오기는 했지만 그는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익숙하게 원장실 문을 두 번 두드리고 말했다.“계십니까? 프랭크입니다. 개척단일로 찾아왔습니다.”안에서 대답하는 댄 원장의 소리가 두꺼운 청동문을 넘어서 작게 들려왔다.“자넨 질리지도 않는군, 들어오게.”처음 오는 사람이라면 대게는 이 작은 대답 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문 앞에서 돌아가고는 했다. 나중에 그 상대가 물어보더라도 자기 대답을 못 들은 것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했다.“그 때 저는 사무실에 있었습니다. 아, 제 대답을 못 들으셨다니 유감이군요.”그리고는.. 더보기
[49호] [단편소설] 거주지 - 13 이민규 우리 탐사대가 이 행성에 도착하고 나서 눈에 보이는 것들이 슬슬 신기하지 않을 정도로 꽤 긴 시간이 지났다. 처음 이 행성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이는 작은 비행체 하나를 발견했을 때만 해도 우리가 이 행성으로 직접 와서 이렇게 지루한 작업을 계속 하게 될 줄은 몰랐었다. 비록 지금은 이 행성의 주민들이 자기들이 직접 발견한 우주여행기술을 이용해서 황폐해진 자기들의 고향행성을 버리고 떠나버리긴 했지만, 그 이전에 그들이 보낸 그 작은 비행체에 이 행성과 자신들의 흔적을 알리기 위해 담아놓은 정보를 통해 결국 우리에게 자신들을 알리게 된 것이다. 물론 그들이 우리가 이곳에 왔는지 알게 될 줄은 아직 모르는 일이지만 반 정도는 목표를 달성한 건 맞으니깐 별로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처음 도착하고 나서 우리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