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대학에서 뭐 전공한다고 했노?”, 명절 때마다 어른들께서는 내게 몇 번씩이나 똑같은 질문을 던지신다. 이때마다 나는 “도시공학을 전공합니다”라고 말씀드리는데, 그러면 대부분의 친척 어른은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신다. 아마, 내 전공이 생소하게 들렸기 때문일 테다. 우리 친척들뿐만 아니라, 다른 어른들께서도 비슷한 반응일 것이다. 나는, 비인기 학문 ‘도시공학’을 ‘원해서’ 전공하는, 조금은 덜 평범한 대학생이다.
우리나라는 수도권 등의 주요 도시에 인구 과밀 현상으로 인한 문제가 존재하는 상태이다. 먼저 수도권으로의 인프라 편중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지방의 청년층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지방의 고령화를 불러왔으며, 곧바로 지방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그로 인한 지역경제 악화까지 발생했으며, 이것이 다시 수도권으로의 더 심한 인프라 편중으로 이어진다. 이런 악순환이 우리나라에서 반복되고 있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의 지방 도시는 망해가는 중이다.
지방 도시 소멸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어쩔 수 없이 내가 비수도권 출신이기 때문일 테다. 도시공학적 관점에서 판단할 때, 나의 고향인 부산은 지금 매우 심각한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무계획적으로 아무렇게나 쌓아 올린 주거 시설들과 구불구불한 도로, 명성에 걸맞지 않게 부족한 인프라 등이 서울 및 경기도로의 인구 유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내가 살던 곳이 이렇게 내 세대에 무너져 가는 것을 보고만 있기는 싫어 고등학교 시절 도시공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부산이 소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매력적인 도시가 되도록 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
선거철만 되면 부산의 정치인들은 도시 확장론을 주창한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판단한다. 부산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집약한 콤팩트시티로 변화하여, 도시 기능에 대한 최대의 효율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행정가의 입장에서는 일개 학부생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실제 행정에 내 주장을 관철하고 싶고, 그렇기 때문에 내 의견을 반영시킬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내가 도시공학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겠다고 판단했고, 이 전공을 택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치열하게 살았고, 회장단 경험과 대외활동 등을 거치며 여러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전적 대학에서도 많은 순간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특히 학생회 조직을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여러 갈등을 해결해 왔던 것과, 어떤 집단에서든 소신 있게 나의 의견을 밝히며 옳은 방향을 따르려고 노력했던 것이 나를 성장하게 했다. 그런 경험들을 하다 보니, 집단에서 리더를 맡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렇게 이것들은 내 소중한 경험적 자산이 되었다. 이 때문에 나 스스로 또래에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더욱 주체적인 사람이 되었으며 현재도 발전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무엇이든 도전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고, 포기와 순응을 거부하는 것을 가치관으로 삼게 되었다.
도시공학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겠다고 판단한 과정도 이와 비슷하다. 사람들이 내 말을 수용하기 어렵다면, 그들이 내 말을 수용할 수 있도록 나의 전문성을 길러내어 다른 수많은 의견과 내 의견을 차별화하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세상에는 많은 스피커가 있다. 각자의 스피커는 각자의 말을 한다. 그러나 그 많은 말 중 세상 사람들이 귀 기울여 들어주는 말은, 힘을 지닌 빅 스피커가 하는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스피커가 되고자 한다. 어떻게 보면 나는 욕심 많은 사람일 테다. 하지만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런 나의 모습과 생각이 단순히 ‘욕심’이 아니라, ‘야망’으로 발전했으면 한다.
추후 내가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지역 특화 정책을 펼치며 발전을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다. 지역의 새로운 가치 창출로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유도하여, 더 나은 삶의 터전과 사람이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나의 꿈이다. 그렇게 변화를 주도할 사람이 되어, 국가 발전에 공헌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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