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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

[60호] 23학번 조하람 학우 인터뷰 - 19 전정우, 21 정한이, 22 오세환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14대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23학번 조하람 학우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학생회와 학생회장에 대한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Q1. 과 학생회와 학생회장의 역할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일반적으로 과 학생회는 학우들의 편의를 돕는 기능을 해야 한다는 말도 맞지만, 솔직히 저는 이 기능이 가장 큰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학생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학과라는 이름 아래에서 사람들이 뭉칠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만들어주는 주체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 학생회장은 이러한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총체적인 관리자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Q2. 현재 저희 도시공학과 학생회는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나요?

 

 저희 도시공학과 학생회는 집행위원회와 운영위원회로 나뉘어 있습니다. 친숙한 삼권분립의 개념으로 따지자면 집행위원회는 행정부에 해당하며, 학과의 일상적인 운영과 행정을 담당합니다. 집행위원회는 재무회계국, 문화홍 보국, 대외소통국, 교육지원국, 학생복지국 이렇게 5개의 부서로 나뉘어 있습니다. 운영위원회는 입법부에 해당한다고 보면 되는데, 학과의 중요한 사안을 의결하여 집행부가 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결정합니다. 운영위원회는 각 학년 대표, 집행위원회 국장들, 각 동아리 대표들로 구성됩니다.

 

Q3. 고문이라는 역할이 신설되었다고 들었는데 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네, 맞습니다. 원래 학생회칙에는 학생회장이 당연직으로 집행위원장을 맡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회칙대로 집행위원장을 맡았고, 조언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껴 고문이라는 직책을 신설했습니다. 고문은 집행위원회 안에 속해 있습니다.

 

Q4. 과 학생회장에 출마하게 된 동기가 무엇이었나요?

 

 저는 성향적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서 이끄는 것을 좋아하고, 또 제가 속한 단체가 잘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좋은 영향력을 끼쳐서 구성원들이 좋은 것을 누리게 되는 것이 저에게는 기분 좋고 보람찬 일이기 때문에 우리 과의 학생회장이 되어 리더로서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모든 선거에 매년 출마하면서 나름의 가치관을 정립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선거에 ‘출마’를 하려면 세 가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따라야 합니다. 바로 시기, 명분, 운입니다. 먼저 시기상으로 저는 1학년을 마치고 학과에 대한 경험을 어느 정도 쌓았으며, 군대 가기 전에 한 번 도전해 볼 만한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명분상으로는, 우선 선배님들 중 학과 학생회장을 하려는 분이 딱히 안 계셨고, 제가 해 보고 싶은 일들도 있었기 때문에 충분했습니다. 또한 저 외에 크게 출마 의지를 보이는 사람이 없었던 부분에서 운도 따라주었던 것 같습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이 다 맞아서 결정적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Q5. 한 학기 동안 이 직책을 맡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가장 힘든 때는 야심차게 준비한 일을 내놓았을 때, 그것에 대한 관심이 적을 때입니다. 흔히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고 하잖아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올해 학생회가 열심히 활동하면서, 몇몇 학우들이 "쟤네는 왜 저렇게 열심히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속으로는 힘이 빠집니다. 회장이라는 자리가 어느 정도 힘을 가지고 일을 추진해야 하는 위치인데, 그 힘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인정으로부터 나오고, 그 인정은 관심에서 시작됩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줘야 학생회가 열심히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학우들의 관심이 부족할 때가 가장 힘든 때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Q6. 그렇다면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관심과 인정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올해 학생회가 정말 열심히 해서 보기 좋다.", "복학해서 적응하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학생회가 잘 끌어줘서 잘 융화되었다.", "이번에 진행하려는 활동들이 학과의 장기적인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와 같은 얘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의 노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보람을 느끼고, 특정 순간이 보람찼다고 말하기보다는 이러한 관심과 인정을 받을 때마다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7. 이런 활동을 통해서 이루어내는 개인적인 성장이 혹시 있을까요?

 

 이전에도 단체를 이끌어 본 경험이 많지만, 대학에서 학과 학생회장을 맡 은 것은 처음입니다. 이를 통해 공동체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 더 노련해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고, 학생회에서 행사를 준비할 때 사람들을 참여시키는 방법을 체득하게 된 것 같아요. 또 개인적으로 인적 네트워크가 넓어지기는 한 것 같습니다.

 

Q8. 한 학기를 돌이켜 봤을 때 아쉬웠던 부분은 없었나요?

 

 이번 학생회를 운영하면서 저는 되게 만족하고 있는 편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제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고민 빼고는 아쉬웠던 점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딱 한 가지는 원래 예비군들을 챙겨주는 프로그램을 구상했으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실행하지 못했는데 이 부분이 조금 아쉬운 것 같습니다.

 

Q9. 과 학생회장이 지녀야 되는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친화력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기는 한데, 그것보다 가장 중요한 능력은 그 과를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스스로 인기가 많아서 당선됐다기보다는 제가 열심히 하고 비전을 잘 제시했기 때문에 당선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10. 본인에게 100만 원 생기기 vs 학생회에 100만 원 추가 예산 생기기

 

 이건 생각보다 쉬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100만원을 쓰겠습니다. 사실 학생회비는 마음대로 쓸 수 없게 되어 있어요.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해도 모든 것이 집행위원회나 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제가 뭘 사고 싶어도 학생회비로는 그렇게 할 수 없어요. 학생회비를 쓴다면 뭔가 행사가 진행되어야 하고, 이런 기회는 많지 않죠. 그래서 만약 제가 100만 원을 가지고 있다면, 차라리 그 100만 원으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도록 밥 한 끼씩 사거나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11. 추후 정계에 진출할 의향이 있나요?

 

 있습니다. 사실 제가 도시공학과를 선택한 것도 그런 진로 방향 때문입니다. 학생회장을 하기 전에는 정당 대변인 활동을 해본 경험도 있습니다. 다 만, 저는 제가 어릴 때 정치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청년 정치라는 것은 허상이라고 보는데, 정치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을 때라야 비로소 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분야인데,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분야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 도시공학이라는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전까지는 정치를 할 생각이 없습니다. 저는 부산 출신입니다. 제가 대학에 진학할 때, 부산은 전국의 모든 광역 시도 중에서 청년층 유출이 가장 빠른 도시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제일 빠르게 망해가는 도시라는 뜻입니다. 저는 부산을 참 좋아하는데, 제가 나고 자란 도시가 그렇게 빠르게 망해가는 게 가슴 아팠습니다. 그래서 이런 측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 도시공학이라는 분야를 지망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제가 도시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기려면 제가 힘 있는 스피커가 되어 사람들에게 제 비전을 전할 수 있는 자리에 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먼 미래에는 정치를 할 생각이 있습니다.

 

Q12. 학생회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요?

 

 저는 도시공학과 '카르텔'을 만들고 싶습니다.(웃음) 이 이야기를 사석에 서도 장난 반 진심 반으로 하곤 하는데, 저번 U410 Day에서 선배님께서 같은 말씀을 하셔서 놀랐습니다. 연세대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모래알 같다는 것, 저는 이런 걸 정말 싫어합니다. 그래도 제가 대표라면 그 공동체는 모두 하나로 뭉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제 임기 중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서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하나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모두에게 올해가 뜻깊은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Q13. 다음 학생회에게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저만큼만 하면 좋겠다, 진심으로 저 정도만 하면 좋겠습니다.(웃음) 그런 부분에서 학생회가 앞으로도 체계적으로 운영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또, 제가 학생회장을 준비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선거에 출마하기 전에 도시공학과를 이끌 비전이 확실하게 수립되었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 비전이 수립되지 않으면 출마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죠. 새로 출마하고자 하는 사람도 자신만의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이 특별히 바라는 점인 것 같습니다.

 

Q14. 학생회장으로서 학우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나요?

 

 제가 인터뷰 초반부터 계속 말씀드렸듯이, 학우분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학생회 활동에 좀 더 많은 관심이 오면 좋겠습니다. 관심이 와야 저도 할 말을 할 수 있고, 제 말에 힘이 실리며, 뭔가를 진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깁니다. 많은 학우분들이 관심을 주시면 저는 항상 감사하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소원이 있다면, 우리 도시공학과 인스타 그 램 게시물에 좋아요 100개를 한번 찍어보는 것입니다. 현재 최고 기록이 75개 정도인데, 이를 넘어서고 싶습니다.

(도시공학과 인스타그램 아이디: @yonsei_urban)

 

Q15.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저희 제14대 학생회의 이름이 '더 나은 도시를 위한 약속, <도약>'입니다. 나름 역대 학생회 중에서도 네이밍 정말 잘했다, 슬로건도 정말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나은 도시공학과가 될 수 있도록 저와 <도약>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