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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호

[55호] 송도 생활을 마치며 - 18 김시현, 18 정기철

ⓒ 정기철

송도에서 신촌으로

정기철

내가 항상 하는 생각이 있다. 어떤 경험을 하기 위해서 하지 못하는 경험이 무조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경험을 하기로 결정하거나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그 경험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자고 되새긴다. 이 생각에 비춰 보았을 때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학생으로서 첫 1년의 경험은 꽤 만족스러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년간 좋은 사람을 만났고, 잊히지 않을 여러 경험을 했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송도라는 공간이 주는 경험일 것이다. 처음으로 본가에서 나와 사는 것이기도 했고, 처음으로 성인이 된 것이기도 해서 매우 새로운 일이 많았다. 룸메이트와 함께 야식을 먹으며 술잔을 기울인 일, 밤새 룸메이트와 이야기
나눈 일, 커뮤니티 룸에서 동기와 밤새우며 과제 했던 일은 송도가 아니었으면 해보지 못할 경험일 것이다. 이런 경험들 속에서 내가 얻은 것은 잊지 못할 추억이나 남은 대학 생활을 같이할 좋은 학우에서 멈추지 않는다. 송도에 있으면서 가끔 생각이 복잡할 때 일과 후에 밤공기를 마시며 캠퍼스를 산책하곤 했다. 조용한 캠퍼스를 거닐며 한 생각들은 내가 한 걸음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제는 송도를 떠나서 신촌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새롭게 시작할 대학 생활을 앞두고 있다. 지난 1년간 송도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고, 긍정적인 경험도 많이 했기 때문에 송도를 떠난다는 점이 아쉽기도 하지만 신촌에서의 대학 생활도 기대된다. 공간이 변화하면 내가 경험할 수 있는 것도 달라질 것이고 그것들은 내 사고에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신촌에서도 송도에서만큼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대학교에 다니는 동안 두 곳의 캠퍼스에서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연세대학교 학생들만의 특권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내가 도시공학과 학생이라는 점은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 외에는 나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물론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도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송도에 있으면서 겪었던 일 중 인간관계는 작은 일부였다. 하지만 앞으로 신촌에서 전공 수업들을 본격적으로 듣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내가 도시공학과 학생이라는 것이 내 생활과 사고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 정체성에서 도시공학과라는 점이 차지하는 역할은 더욱 커지게 되겠지만 그 속에서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키워나가는 것도 기대된다.

 

Life is a journey

김시현

1학년 송도 생활을 마친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입학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학년이 되어 헌내기를 앞두고 있다니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1학기 U410 글을 쓰며 정말 다사다난 했던 한 학기였고 이런 경험을 다시 할 수 있을까? 라고 적었던 기억이 나는데, 2학기는 어쩌면 정말 1학기보다 더 다이나믹하고 더 많은 추억을 쌓았던 것 같다.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분명 2학기 내내 항상 기분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분명 아니었고 힘든 일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그 때의 모든 일이 추억이 되었고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연세대학교에서의 1학년은 지금까지의 내 인생동안, 또한 앞으로의 인생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1년 중 하나로 기억이 될 것이다. 2018년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성 가득한 동기들과 함께하며 서로 알아가고 서로에게 중요한 부분이 되어감을 느끼며 도시공학과에서 1학년을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느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누군가는 군대에 가고 누군가는 다른 길을 찾아 떠나고, 그러면서 앞으로의 길은 많이 달라지겠지만, 항상 2018년의 추억을 공유하며 그 기억을, 그 추억을 잊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

인생은 여행이라는 말이 있다. 대학에 오기 전까지는 그저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막연한 목표를 가지고 주어진 것에만 집중했고, 그 막막함에 고민을 많이 했었다. 지금도 사실 앞으로의 내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전과는 다른 점이 있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할 수 있고, 어떤 일이든 받아들일, 혹은 극복할 용기가 있다는 것이다. 100년이라는 긴 여행에서 어떤 변덕스러운 날씨가 나타날지는 알 수 없지만, 나 자신이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과 경험들을 잊지 않고 힘을 얻어 다음 목적지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