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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호

[55호] 뜨거워지는 하루하루 아래에서 '열섬현상의 원인과 대책' - 18 유제하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어릴 때 봤던 환경보호 포스터에 붙어 있던 문구였다. 어릴 때 보았던 문구지만 현재도 지구의 기온 상승은 지속되고 있다. 지구의 기온이 오르는 데는 지구 전체적으로 볼 때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크고 좁게 바라보면 도시 열섬 현상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지구온난화는 산업화 이후 화석연료의 사용 증가와 무분별한 삼림벌채로 인해 온실가스의 양이 증가하여 생기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는 양극 지방에서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남극 빙산에서 매년 36 세 제곱마일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고 콜로라도 대학 연구팀은 밝혔다. 남극 빙원이 그토록 급속히 붕괴하는 이유는 그 지역이 과거 50년 동안 섭씨 2.5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얼음이 유동하고 눈이 녹아 해수가 되면, 알베도(태양으로부터 복사된 빛에너지가 지구에 도달해 대기 중 또는 물체나 지표면에서 반사되는 비율)효과가 감소하여 북극과 남극 기온은 더 빠르게 상승한다.[각주:1] 이는 계속 순환되어 지구에 더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와 비슷한 순환이라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도시 열섬 현상이다. 하지만 지구적인 지구온난화와는 다르게 도시 열섬 현상은 충분히 줄여나갈 수 있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도시 열섬 현상은 무엇이고 그에 따른 해결책은 무엇일까?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도시 환경적 요인 중 하나인 도시 열섬 현상은 도시의 중심이 주변 지대보다 기온이 높게 유지되는 현상이다.

 

서울지역의 열섬현상, 네이버 지식백과
도심으로부터 거리에 따른 온도 변화, NOAA(http://www.crh.noaa.gov)

위의 왼쪽 그래프는 서울지역의 예시를, 오른쪽은 일반적인 도시와 그 주변의 예를 든 것인데, 도시 외곽부터 중심으로 오면서 온도가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시 열섬 현상의 원인은 3가지 정도 녹지 조성의 부족, 도심 지표면의 특징, 고층 건물로 인한 대기순환 방해 등을 꼽을 수 있다. 첫 번째, 녹지는 아스팔트 및 콘크리트와 같은 인공적 피복 재질보다 많은 수분을 보유하고 있어 표면 온도의 상승이 크지 않으며, 증발산효과가 있어 주변의 기온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각주:2] 급속한 도시화가 일어나면서 도시화를 진행하던 세대의 사람들은 환경문제까지는 고려하지 못했고, 그 결과로 녹지 조성이 부족한 도시들이 우후죽순 조성되게 되었다. 두 번째로 도심 지표면은 대부분 아스팔트로 구성되어 있다. 아스팔트는 원유를 증류할 때 섭씨 300도 이상에서 분리할 수 있는 물질인데, 아스팔트 그 자체는 도로 포장재로 적합하지 않으므로 액체 상태에서 점성이 큰 특징을 활용하여 모래나 돌가루 등을 뭉치게 하려고 소량을 섞어서 사용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아스팔트는 받아들인 열을 잘 배출하지 못한다. 반면 흙으로 된 땅은 입자 사이사이의 공간이 많아 통풍이 잘되어 열이 잘 배출된다. 또한, 아스팔트는 대부분 어두운색이라 빛의 반사율이 낮아 열을 쉽게 흡수하여 아스팔트층의 온도가 올라가고 낮 동안 상당한 양의 열을 받은 아스팔트가 저녁에도 복사열을 방출하게 되어 도시의 기온을 높인다. 또한, 도심 지표면의 특성상 자동차나 대중교통이 매우 많이 지나가게 되는데 이때의 마찰열도 도시 열섬 현상을 일으키는 주범이 된다.[각주:3] 마지막으로 도시와 교외 지역을 확연히 구분시켜주는 것이 고층 건물의 존재인데, 이 고층 건물들이 바람의 순환을 막아 도시 기온을 올리는 데 일조한다. 공기가 순환됨으로써 낮 동안 태양열을 받아 뜨거워진 지표면이 식을 수 있는데 고층 건물이 이를 막아 지표면이 식지 못하고 식지 못한 공기는 다음 날 또다시 열을 받아 기온이 오르게 되고 이 현상은 계속 순환된다.

도시 열섬 현상은 단순히 보면 도시와 교외 지역의 차이일 뿐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낮과 밤, 여름과 겨울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인다.

「도시의 열섬 현상과 에너지 소비」, 이태원, 설비저널 제30권 제9호, 2001.9, p.81

위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교외 지역과 도시지역의 기온 차이가 일출 전에는 거의 교외 지역보다 도시지역이 약간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도시의 건물군이 그 지역의 열 방출량을 늘리고 복사냉각 효율도 떨어뜨리는데 원인이 있다. 일출 후에는 도시와 교외 지역의 기온 차이가 더 벌어지게 되는데 태양에너지가 도시지역에서는 구조물을 즉시 가열시키지만, 교외 지역에서는 이슬을 증발시키는데 먼저 쓰이고 그 후에 표면을 가열시키기 시작하기 때문이다.[각주:4] 또한, 여름보 겨울에 더 열섬 현상이 크게 나타나는데 이는 구조적 문제이기보다는 겨울이 추워서 난방을 많이 틀기 때문에 더운 공기가 많이 방출되어 생기는 문제이다.

그렇다면 도시 열섬 현상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몇 가지 해결책을 알아보았는데 첫 번째로는 미기후 관리이다. 기후는 2가지로 나누면 미기후와 대기후로 나눌 수 있는데 미기후는 1.5m 이하의 기층 정도의 작은 공간에서 수평적 또는 수직적으로 나타나는 모든 기후를 통칭하는 말이다. 대기후는 미기후 위의 모든 기후를 통칭하는 말이다. 미기후 관리가 필요한 이유는 대기후와 달리 계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이고 인공피복 등 도시 열섬 현상과 관계가 많은 것이기 때문이다. 미기후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자연적 피복을 확대해야 하고 태양에너지를 막거나 활용할 인공피복의 설치가 매우 중요하다. 자연적 피복은 녹지 조성과 같은 논의로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도시 숲이나 옥상을 정원으로 활용하는 그린 루프등이 있다. 도시 숲이란 인간의 거주하는 지역의 영향을 받는 곳에서 자라는 숲 또는 공원녹지 등을 일컫는 것이다. 이러한 녹지 조성은 약 0.4~0.8의 도시 기온을 낮출 수 있다.[각주:5] 그린 루프란 건물 신축 시 건물 옥상이나 건물 옆면에 풀이나 꽃, 나무 등을 심는 것을 말한다. 그린 루프 또한 녹지 조성으로 도시 열섬 효과 완화에 기여한다.

녹지율 – 표면 온도 산점도 (낮, 밤)

위 그래프는 녹지율과 표면 온도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 산점도인데, 창원시를 조사한 그래프이다. 창원시를 조사한 이유는 창원시는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로써 토지이용구획이 타 도시보다 잘 나뉘어 있어 조사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위의 왼쪽 그래프는 낮 동안의 녹지율과 표면 온도 간의 산점도이고 오른쪽 산점도는 밤 시간대의 산점도이다.[각주:6] 이를 통해 녹지율이 증가할수록 표면 온도가 낮아져 도시 열섬 현상이 완화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인공적 피복은 도시지역 내 천막이나 태양광발전 시설을 예로 들 수 있다. 도시지역 내 천막은 태양 복사 에너지가 지표면에 도달하는 것을 막아 지표면의 가열을 막아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한다. 태양광 발전시설은 천막처럼 그냥 태양광을 반사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광을 활용하여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된다. 또한, 태양광발전 시설은 태양광발전 뿐만의 가치가 아니라 태양광 패널 아래의 공간을 환경 문화 공동체로도 사용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각주:7]

수변공간 조성도 도시 열섬 현상 완화의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 과거 수변공간은 물을 관리하거나 홍수를 막는 등의 기능 위주로 사용되어 왔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의 접근성도 떨어지고 이용도 줄어들어 도시에서는 멀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의 수변공간 복원사업의 결과로 도시 열섬 현상이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자 수변공간 조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의 복원사업의 예가 바로 청계천 복원사업이다. 청계천은 2003년 복원되어 주변의 열을 흡수하고 대기를 냉각시켜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했다.

청계천 사업 전후의 청계천 부근 기온 비교 (김경태, 송재민, 「청계천 복원사업이 도시 열섬 현상에 미치는 영향」, p. 147)

위 사진은 2000년과 2010년의 청계천 부근의 기온을 비교한 사진인데 2010년에는 2000년에 비해 확실히 붉은 부분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0년에는 청계천으로부터 100m 가까워질수록 온도가 0.39하락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각주:8]

도심 지표면에 특수 도료를 바르는 것도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발라서 도시 열섬 현상 완화에 효과를 볼 만한 도료에는 단열성 수지인 도료나 축열 도료가 있다.[각주:9] 현재 대구에서는 불볕더위 경감대책의 하나로 아스팔트 도로에 특수 도료를 발라 온도를 낮추는 노면 차열성 포장을 시범 시행하고 있다. 이는 태양에너지의 적외선을 반사하여 일반 아스팔트 도로보다 도로 온도를 섭씨 10도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각주:10] 노면 차열성 포장은 일본 도쿄에서 2000년도부터 시행되어오던 사업이고, 2011년 세기도큐 공업에서 새롭게 발명된 기술이 노면 온도를 16까지 내릴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더욱더 도시 열섬 현상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각주:11]

마지막으로 바람길 조성을 도시 열섬 현상 완화의 예로 들 수 있다. 바람길이란 하천길 등을 따라 바람이 길게 통하는 통로를 뜻한다. 대기순환이 고층 건물에 의해 방해되어 도시가 식지 못하는 것을 위에서 도시 열섬 현상의 원인으로 서술하였는데 바람길을 조성하게 되면 시원한 공기가 도시에 공급되고 도시에 정체된 더운 바람이나 오염된 바람이 빠져나가기 쉽게 되어 도시가 더 쾌적해지게 된다. 바람길 조성의 대표적인 예로는 독일의 슈투트가르트가 있다. 슈투트가르트는 3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 도시로써 공업단지가 발달한 도시이다. 하지만 공업지역의 더러운 공기가 너무 과도해졌고 슈투트가르트에서는 세계 제2차 대전 종전 이후 바람길 조성을 도시 계획에 포함해 도시를 재건했다. 슈투트가르트시에서는 재건할 때 토지의 형태를 제한하고 건물을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과 평행하게 배치하는 식으로 공사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 둘러싸인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대기오염을 몰아내고 도시 열섬 효과가 완화되는 소득을 거두었다고 한다.

매년 여름은 뜨거워지고 있고, 봄과 가을은 사라지고 있다. 도시 열섬 현상도 지구온난화도 결국 인간 활동의 결과물이다. 언젠가는 과학이 발전되면 지구 밖에서 인간이 사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전까지는 인간은 지구에 살아야 하는 생물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지구와 공존해야 한다, 둘 중 하나만 살 수는 없다. 지구와 인간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두 가지만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나무 심기이다. 위에서도 계속 언급했듯이 녹지 조성은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나무 한 그루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한 그루 한그루 모이면 도시 열섬을 완화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자동차 사용 줄이기이다. 자동차가 도심의 지표면과 마찰하며 내는 열도 도시 열섬 현상을 심화시키는 데 일조한다, 그러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를 줄일 수 있다. 이것들은 우리가 조금만 불편하거나 힘들면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는 돌아오지 않지만, 이제부터라도 미래는 만들어 갈 수 있다. 작은 것부터라도 실천하여 더 오래 지구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참고문헌]

(1) 션 맥도나, 기후변화, 바다, 생태계, 기후변화, pp. 40~4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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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재형 객원기자, 지표면 온도 상승의 주범, 아스팔트, The Science Times, 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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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안승만, 김승종, 이형찬, 손은영, 도시의 미기후 관리 방향, 국토정책 brief 538, 2016.9,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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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도후조, 이정민, 나정화, 도시 지표면 온도분포 특성 및 열섬 완화방안, 한국환경과학회지, 16, 5, 611-62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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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철환, 기후변화 그리고 지구온난화란?,경제가 기후변화를 말하다-뜨거운 지구를 살리자, 나무발전소, 2016, pp. 14-29

(11) 김수봉, 정응호, 김용범, 도시 열섬 현상 완화를 위한 대구시 바람길 도입 및 조성방안에 관한 연구, 환경과학논집, 9, 1, 2004.12, 143-156

(12) 윤희천, 이종신, 서춘욱, 백승희, 도시 열섬 현상 완화를 위한 바람길 생성의 공간 평가, 2014 한국측량학회 춘계학술발표회, 2014.4, 289-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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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이재춘 기자, 대프리카대구, 더위잡기 안간힘. 노면 차열성 포장, news1뉴스, 201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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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전병수 기자, 특수포장으로 노면 온도 16내린다, 건설 경제, 2011. 7. 25.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