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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

[56호] 내가 생각하는 도시변화 이슈와 쟁점 사항들 - 15 김은영

1. 도시변화 이슈

-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성향 변화 (이전과는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현대인들)

과거에는 대가족이 주를 이루며 살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으나 현대에는 그 양상이 조금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최근으로 올수록 대가족보다는 핵가족, 더 나아가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서 개인의 자유가 중시되는 사회가 되어왔다. 대가족이 주를 이루고, 여럿이서 한 집에 사는 등 서로 붙어서 지내는 것이 일상적이고 거부감이 없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사생활이나 개인의 자유 등이 우선시되는 사회가 된 것이다. 이러한 많은 수의 사회구성원, 다르게 말하자면,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전반적인 성향 변화는 도시 계획에 있어서도 변화를 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의 가치관에 맞춰진 과거의 도시계획은 현재의 바뀐 가치관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2. 쟁점사항 / 문제점

앞서 말했듯, 기존의 계획이나 그로 인해 지어진 지금의 도시는 현재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생활이나 개인의 자유 침해 등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먼저, 아주 최근에 발생한 문제는 아니지만, 비교적 최근에 더 이슈가 된 소음 문제가 있다. 소음문제는 개인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 시간을 방해받는 것으로, 개인의 자유 침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소음문제가 도시계획 차원의 문제로 여겨지는 이유는 소음 문제에 대한 보다 상세한 규제가 부족했던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1인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소위 원룸뿐 아니라, 오피스텔, 아파트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이다. 이러한 소음문제는 윗집, 아랫집, 옆집 등 같은 세대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고, 건물 밖에서 들리는 소음으로 인한 것도 있다. 특히 세대 간의 소음문제로 인해서 살인까지 벌어진 경우도 있음을 생각해보면 소음문제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개인의 사생활 침해 문제가 있다. 이는 특히 건물과 건물 간의 거리가 가까운 경우와, 밖에서 안이 잘 보이는 구조일 때 발생하는 문제이다. 비슷한 높이에 창문이 있는 건물이 가까이 붙어있는 상황이라면, 아파트이든 주택이든 어느 건물에서든 나타날 수 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개인이 커튼이나 다른 구조물을 설치할 수도 있지만, 계획 단계에서부터 조정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판단되었다.

세 번째는 쓰레기와 관련된 것이다. 사실 쓰레기는 환경적인 측면부터 해서 상당히 여러 영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통행 방해와 미관적인 요소와 관련된 것이다. 아파트들의 경우에는 비교적 쓰레기를 버리는 공간이 잘 되어 있지만, 주택들이 들어서 있는 곳은 조금 사정이 다르다. 물론 잘 되어 있는 곳도 있겠지만, 내가 봐온 대부분의 곳은 쓰레기통이 따로 마련되어있지 않아 집 앞에 적당히 알아서 버리게 되어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쓰레기를 집 앞에 휙 하고 던져놓는 것이 전부라는 것이다. 일반쓰레기를 버리는 통은 물론이고, 분리수거 해서 버리는 통도 따로 없어서 사람들이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뿐만 아니라 쓰레기를 골목길에 쌓아두는 것과 다름이 없어서 미관상으로도 좋지 못하고, 강풍이 불거나 비가 많이 오면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일들을 계획 측면에서 규제를 통해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네 번째로, 범죄 관련 문제가 있다. 범죄 발생수가 많고, 범죄 발생에 대한 불안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원하는 시간대에 아무 곳으로나 다니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범죄 발생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서 행동의 반경이나, 활동하는 시간대 등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범죄 문제는 앞의 쓰레기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골목길에서 여성 이용자가 범죄불안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 물리적 환경 요소 중 쓰레기가 무단으로 투기된 장소가 들어가기 때문이다.[각주:1] 또한, CCTV의 설치유무, 가로 폭, 가로 조명 등도 범죄불안감의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다. 가로 폭이 좁을수록, 가로 조명이 어두울수록, CCTV설치가 미흡할수록 범죄불안감을 느낀다고 한다.[각주:2] 범죄발생 건수는 다소 감소한 추세지만(통계청의 2018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범죄건수가 9.1% 감소), 여전히 신고 접수된 범죄 발생건수는 상당히 많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도시 계획 및 설계 측면에서 모든 범죄 유형을 예방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유형이라도, 범죄 발생수를 감소시키고 지역 주민들이 활동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였다.

마지막으로는 흡연과 관련된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 동안 금연구역을 지정해 왔다. 그러나 금연구역만 지정되고 흡연구역이 따로 정해지지 않아서 강력하게 금지된 곳이나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을 제외하면, 여전히 길거리 아무데서나 흡연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흡연 구역이 따로 지정되어 있지 않은 것은 비흡연자들 입장에서도 불편할 뿐만 아니라 흡연자들에게도 불편함을 초래한다. 먼저 비흡연자의 경우, 창문을 열어뒀다가 밖에서 담배 연기가 들어온다거나, 길을 걷는 중에 거리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으로 인해 담배연기를 마시게 되는 상황 등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반대로 흡연자의 입장에서도 비흡연자들에게 불쾌함을 주는 것이 달갑진 않을 것이고, 흡연구역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서 흡연을 위해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헤매는 등의 문제가 있다. 따라서 금연구역만 지정하는 것은 비흡연자에게도, 흡연자에게도 행동에 제약을 두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3. 대응 방안

① 소음 문제

사실 이미 건물이 가득 들어서 있고, 다 지어진 곳에서 바로 적용되기는 어렵겠지만, 향후 계획에서 소음을 줄이기 위한 규제를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주거단지에서 소음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므로, 주택을 짓는 경우 일정 이상 소음이 들리지 않도록 소음 방지를 위한 건축자재 사용과 같은 규제를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물 밖에서 들리는 소음도 문제가 되는데, 이는 건축 자재 규제뿐 아니라 건물 간의 거리 조정을 통해서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현재는 건물 간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운 경우가 많은데, 향후 건물 이용에 변화가 있을 때 건물 간의 거리를 현재 상태보다 넓게 조정한다면 건물 밖에서의 소음도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② 사생활 침해 문제

사생활 침해문제의 경우에도 앞서 소음문제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건물 간의 거리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현재 발생하는 사생활 침해 문제의 경우에 건물 간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 지어질 건물들과 후에 주거용도의 건물 리모델링 등이 있을 때, 스마트 윈도우를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버튼을 누르면 창문이 불투명하게 바뀐다거나, 안에선 밖이 보이지만 밖에선 안을 볼 수 없게 창문을 설치하도록 정해진다면 많은 부분의 사생활 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③ 쓰레기 문제

아파트 단지 외에 주택 단지에도 규격화된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것이 의무화된다면 현재보다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분리수거와 같은 문제는 단순한 쓰레기통 설치로 해결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쓰레기가 길가에 마구잡이로 버려져 있음으로 인한 통행방해나 미관상의 불쾌함, 악취 등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④ 범죄 문제

가로 폭, 가로 조명, CCTV의 설치 여부, 쓰레기 무단투기의 정도 등이 범죄에 대한 불안감에 영향을 미치고, 실제 범죄 발생에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먼저, 쓰레기 무단투기의 경우에는 위의 쓰레기 문제와 같이 지정된 곳에 쓰레기를 버리도록 한다면 보다 나아질 것이다. 그리고 가로 폭의 경우엔 당장 몇 년 안에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지만, 향후 계획을 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인 것으로 보인다. CCTV 설치는 실제 범죄 예방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범죄가 발생하더라도 범인을 잡는 것에 도움이 되므로 설치를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단순히 CCTV만 설치할 것이 아니라 설치되어 있다는 안내판을 붙여놓거나, 음성 안내기를 같이 부착하는 경우에 더욱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가로 조명이 부족하거나, 조명의 밝기가 충분히 밝지 않은 곳들은 밝은 가로 조명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겠지만, 공간적인 면에서 범죄 발생을 줄일 수 있으므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⑤ 흡연구역 문제

이는 금연구역뿐 아니라 흡연구역을 지정해두면 현재보다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그 흡연구역이 아무 곳에나 설치되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는 위치여야 할 것이다. 혹은 흡연 부스를 설치한다면 단순한 흡연구역 지정보다 효과가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흡연 부스가 있는 경우에, 행인들이나 주위 건물 등에 피해를 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꼭 위의 사항들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그만큼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한 쪽의 자유를 보장해줌으로써 피해를 입는 집단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1. 여성에게 범죄불안감을 일으키는 주거지 내 야간 골목길에서의 물리적 환경 요소 연구, 한은경, 이유미, 『한국셉테드학회지 5 2, 한국셉테드학회, p.131 [본문으로]
  2. CPTED지표를 활용한 지역의 범죄 불안감 연구골목길 경관요소를 중심으로, 노지현, 박부미, Journal of Integrated Design Research 16 4, 인제대학교 디자인연구소, p.100~103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