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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호

[59호] 나 홀로 일본 여행 - 21 안송조

Ⅰ. 미리 알고 가면 좋은 것들

1) esim

    이전에는 해당 국가에서 유심 교체 또는 휴대용 와이파이 기기를 들고 다녀야 했다. 하지만 esim으로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후 나리타에 도착하자마자 등록시켜 사용하면 편리하다.
    단, QR코드로 등록시키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일행이랑 돌아가면서 서로의 QR코드를 찍어야 한다. 또한 지원되는 기기가 제한적이기에 미리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인터넷 연결이 돼야 esim 등록이 가능한데 나리타 공항에 와이파이 잘 터지기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2) 서브웨이 티켓

    도쿄 여행을 계획하면 첫 번째 난관이 지하철이다. 서브웨이 티켓과 JR 티켓을 고민하게 되는데 나는 서브웨이 티켓을 추천한다. JR이 물론 핵심적인 지역들을 빠르게 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도쿄 메트로에 비해 크게 빠른 편도 아니며 도쿄는 경제력으로 세계 3위에 해당하는 거대한 도시이다. 이러한 도시를 관광지만 빠르게 둘러보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이후 지하철 노선에 대한 팁은 지역 소개와 함께하는 편이 수월할 것 같다. 서브웨이 티켓은 한국에서 구매한 후 메트로 역에서 기기에 QR코드를 찍으면 출력할 수 있다. 이 기기를 찾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내향인이라도 용기를 내서 직원에게 물어보자. 신주쿠 같은 역에서 찾다가 미아가 될 확률이 높다.

 

3) 휴대폰 페이

    아날로그의 나라인 일본에서 카카오, 네이버페이가 된다. 물론 안 되는 가게가 많지만, 세븐일레븐, family Mart, Lawson 편의점에서는 카카오 페이를 전부 지원한다. 자판기에도 넣지 못하는 1엔 동전이 생기지 않아서 좋고 당일 환율에 따라 자동 환전되기 때문에 환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일본 여행 중 현금은 필수이지만 편의점이나 돈키호테에서는 페이가 사용할 수 있기에 환전금액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동전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다. 동전을 많이 사용하는 탓에 일본 여행 중 금전 감각이 많이 떨어지는데 이러한 점도 줄어들어서 좋은 것 같다. 잡설이긴 하지만 이번 도쿄 여행 중 얼마를 사용했나 카카오 페이를 확인하던 와중 나흘 동안 로손 편의점에서 멜론 빵이 11번 결제되어 있던 것을 보고 충격받았다.

 

II. 도쿄 관광 지역

1) 아사쿠사

    옛 일본의 정취를 잘 느낄 수 있는 지역이다. 그래서인지 외국인도 많지만, 현지인이 정말 많다. 기모노를 입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북촌과 결이 비슷하다. 또한 센소지 근처 이자카야가 모여 있는 홋피거리가 있다. 관광객들보다 지역 주민들이 많이 마시는 이자카야 거리인데 분위기가 정말 좋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명언이 떠오르는 거리이기도 하다. 일본인이 아니면 3인 이상부터 받아주는 곳이 많고 일본인에게는 제한이 없다. 또한 가게 내에서 흡연이 가능하기에 참고해서 가는 것이 좋다. 전체 다 둘러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노을 질 때 가는 것이 좋다. 센소지도 아름답지만 이자카야 거리에서 사람들이 즐겁게 이야기하는 것을 지켜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다. 아사쿠사 근처에 숙소가 있었는데 밤마다 스미다강을 지나며 아사쿠사와 도쿄 스카이 트리를 보며 걷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또한 도쿄 여행 중 가장 많이 타게 될 긴자선이 다닌다. 긴자 선의 주요 역은 시부야, 오모테산도, 긴자, 니혼바시(도쿄역 인근), 아사쿠사가 있다.

 

2) 키요스미 시라카와

    아사쿠사 인근 지역이라 함께 묶을까 고민하였던 지역이다. 하지만 도쿄 여행 중 좋았던 지역으로 TOP3 안에 들 만큼 좋았던 지역이라 따로 분리하였다. 카페거리가 유명하며 외국인보다는 내국인들에게 더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도쿄에서 블루보틀 1호점으로 들어온 곳이기도 하다. 서울 블루보틀 1호점은 성수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왜 성수에 1호점을 지었는지 의문을 표했는데 키요스미 시라카와를 가보면 성수와 비슷하지만, 정적인 느낌을 받을 것이다. 키요스미 정원과 카페거리로 조용하지만 구경거리가 많은 평화로운 동네이다. 도쿄를 돌아다녀 보면서 유일하게 여기서 한번은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동네였다. 오에도 선을 이용하여 아침에 츠키지 시장 낮에 키요스미 시라카와 저녁에 아사쿠사를 하루 루트로 잡으면 좋다.

 

3) 도쿄역, 긴자

    일본의 근대화를 상징하는 건물인 도쿄역 앞을 거대한 광장을 만들었다. 마루노우치 광장이라 부르는데 마루노우치가 지역명이다. 도심 재생의 성공사례라 불릴 수 있는데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종합 정보 체계에 이를 분석한 자료가 존재한다. 서울역과 마찬가지로 많은 회사가 있으며 신칸센, JR, 도쿄 메트로(마루노우치 선) 등 철도 교통의 중심지이기에 유동 인구가 많다. 사람 구경하기 좋아서 도쿄역 키테 옥상정원에서 구경하기 좋다. 근처 신바시역 철로 아래로 다양한 음식점이 들어서 있는데 우리나라의 종로 포장마차 거리를 연상케 한다. 회사원들이 퇴근하고 간단하게 즐기는 거리이며 보는 재미가 있었다. 도쿄역에서 조금만 더 걷다 보면 도쿄의 경제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긴자가 등장한다. 세계에서 명품 매장이 가장 밀집된 지역이며 일본에서 평당가가 가장 비싼 동네이다. 평당 20억이 넘는 곳이기도 하다. 긴자의 상징인 와코 백화점의 세이코 시계탑을 중심으로 한 바퀴 둘러보면 대부분의 매장이 명품 매장이며 분위기에 압도된다. 백화점 내부 또한 대부분 명품 매장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번은 호기심에 들어갔는데 직원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 너무 부담되어서 에어팟 끼고 이 악물고 모르는 척하며 구경하다가 나왔다. 그 이후로 다른 매장은 들어가 볼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긴자를 가면 긴자 식스 안에 있는 츠타야 서점을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나라의 별마당 도서관이 츠타야 서점을 참고하여 만들었는데 실제로 다른 서점의 매출은 떨어지지만 츠타야 서점만큼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별마당 서점은 츠타야 서점의 전략을 참고하여 지어졌다. 츠타야 서점을 만든 곳인 CCC의 CEO인 마스다 무네아키가 발간한 서적이 있는데 이를 읽어보면 츠타야 서점의 설계 전략을 알 수 있으니 참고하였으면 좋겠다. 츠타야 서점의 전략 중 하나가 스타벅스가 함께 붙어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긴자의 츠타야 서점을 가보면 스타벅스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회전율이 낮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앉기 정말 힘들다. 나를 안쓰럽게 보시더니 자리 비었으니 앞에 앉으라 해서 모르는 분과 함께 커피를 마시는 경험을 한 장소이기도 하다.

 

4) 시부야, 하라주쿠, 오모테산도

    인스타에 핫한 시부야 스카이가 있는데 꼭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고 가자. 노을이 지는 시간대는 현장에서 구매가 불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많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전에 갈 날짜를 정해서 예약하는 것이 좋다.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는 생각보다 실망스럽다. 생각보다 스케일이 되게 작다. 하지만 인근을 구경하기 위해서 시부야에서 내리기 때문에 한번은 지나가게 되는데 지도를 안 보면 그냥 지나갈지도 모르는 장소이다. 젊은 사람들이 정말 많아 패션 거리가 유명하다. 시부야와 하라주쿠는 특히 스트릿 패션 브랜드가 많이 발달되어 있는데 스투시, 슈프림, 휴먼메이드 등 한국에는 없는 다양한 스트릿 매장들도 들어서 있다. 나 또한 매장을 몇 군데 들렀는데 모든 매장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직원들의 환영법이 스트릿 스타일인 경우가 있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너무나 힘든 시련이었다. 오모테산도는 시부야와 하라주쿠는 결이 다른 동네이지만 세 지역이 삼각형으로 붙어있는 여행 코스이다. 오모테산도는 긴자와 비슷하게 명품 매장이 주를 이루는 지역이다. 명품 매장의 특성상 건물을 통해서 브랜드의 특징을 뽐내기 때문에 건축물들이 개성 있다. 이러한 개성 있는 건축물들이 걷기 좋은 거리를 만든다. 예시로 프리츠커상을 받은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오모테산도 힐즈와, SANNA이 지은 DIOR 건물이 있다. 또한 에르메스의 주황색, 티파니 앤 코의 청록색을 잘 표현한 건축물 등이 있다.

 

5) 신주쿠

    버블경제 시절의 일본을 느끼고 싶으면 신주쿠로 가라는 이야기가 있다. 신주쿠는 신주쿠라는 이름을 가진 지하철역 또한 정말 많고 마루노우치 선, 후쿠토신 선 등 대부분의 일본 메트로가 지나가며 신주쿠역의 출구는 총 159개이다. 그만큼 거대한 구이자 지역이 신주쿠이다. 신주쿠는 니시신주쿠와 히가시신주쿠로 나눌 수 있는데 직역하자면 서신주쿠, 동신주쿠이다. 니시신주쿠는 중심 업무 지구로 고층 오피스 건물들이 밀집되어 있다. 니시신주쿠에는 도쿄도청이 있는데 1청사는 무려 48층 건물이다. 도쿄의 경제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건축물이라 생각한다. 45층은 무료로 개방된 전망대가 있으니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히가시신주쿠는 퇴근하고 난 후 회식하는 직장인들이나 관광객 현지인들이 모이는 술집이 많다. 일본 여행 중 제일 재밌었던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오모이데요코초의 꼬치 골목은 꼭 가보았으면 좋겠다. 혼자 가기도 부담이 없고 오히려 혼자 오는 손님들도 많다. 혼자서 앉아서 마시고 있으면 주위 사람들이 말도 걸어 주고 함께 마시기도 하는 곳이다. 10년을 공부했지만 여전히 못 하는 영어와 만화로 쌓아온 잘못된 일본어 실력이지만 재밌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파파고가 있다. 메뉴에 일본어로 되어있지만, 한국어나 영어 메뉴판에는 없는 메뉴들도 간혹 있다. 그래서 일본어 메뉴판에만 있는 술을 현지인들이 추천해 줘서 마시기도 하였다. 특별한 경험을 많이 한 즐거운 골목이었다. 또한 오모이데요코초 말고 골든가이라 불리는 골목이 있다. 가게의 크기도 작고 다양한 술을 파는 거리이다. 심야 식당의 배경이 골든가이인데 특이하게 이 거리는 서양인들이 정말 많다. 매장에서 일본인이나 한국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단지 이전에 환락가였기도 한 장소인 만큼 현재는 치안에 큰 문제는 없지만, 거리 자체가 어둡다. 특히 골든가이를 오기 위해서 가부키초를 지나야 하는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가부키초는 게임 “용과 같이”의 배경이 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게임의 이름만 봐서도 알겠지만, 야쿠자들이 치안을 담당하는 거리이기도 하다. 지금은 일본 정부에서도 오명을 벗어내기 위해 다양한 개발을 하지만 여전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되는 토요코 키즈 또한 가부키초 타워 앞에 가출하고 상주하는 아이들을 말한다. 또한 환락가가 존재하며 흑인들이 마약을 파는 장소이기도 하다. 호기심에 거리를 구경하다가 내가 유일하게 신변의 위험을 느끼고 나온 거리이기도 하다.

 

Ⅲ. 마치며

    이케부쿠로, 아키하바라 등 다양한 장소가 있지만 서브컬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지루한 이야기라 제외하였다. 나처럼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재밌게 구경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롯폰기, 가마쿠라, 치바, 사이타마 등 다양한 장소가 있는 만큼 본인의 취향에 따라 도쿄나 도쿄 인근 여행 계획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은 낮에 나타나고 도시의 아름다움은 밤에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도쿄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기 위해서 계획해야 할 것은 과연 어느 동네에서 도쿄의 밤을 즐길 것인지 정하는 것이 도쿄 여행 계획의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도쿄는 넓고 아름다운 도시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