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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50호] (도시뉴스) 제주도 삼키는 중국 자본 - 15 이소정


중국인 토지 소유 증가 추이(단위:㎢)를 정리한 표. 최근 2년 동안 토지 소유가 급격하게 증가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1564일 제주도가 공개한 외국인 투자 관련 11개 현황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이 소유한 제주도 부동산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소유한 토지와 건축물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0.2%73%, 미국, 일본, 유럽 등 다른 외국 자본들의 제주도 부동산 매입이 주춤한 가운데 중국 자본은 예년 상반기가 끝나기 전 미국 자본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서 올해까지 꾸준히 세력을 키워 가고 있다.

이렇게 제주도 내 중국인의 투자가 늘어가는 배경에는 부동산투자이민제가 자리하고 있다. 매일경제사전에 따르면, 부동산투자이민제란 제도가 시행되는 특정 지역 부동산에 일정 금액 이상 투자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거주비자를 내주고 5년 뒤에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법무부 장관이 고시한 지역을 대상으로 시행되며, 외국 자본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주도에서는 20102월 처음 도입되었다.

그러나 부동산투자이민제로 늘어난 중국 자본의 투자가 제주도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불러일으키기는커녕 오히려 지역경제를 위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주 내 중국 자본의 투자는 대부분 중국 관광객들을 위한 콘도 개발에 집중되어 있어 지역 경제의 발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였으며, 몇몇 자본은 투자를 넘어 관광산업에 직접 뛰어들고 있어 도민들이 중국 관광객 유치를 두고 중국 자본과 경

쟁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시 D공인 관계자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역민이 운영하는 음식점이 단체 관광객을 받으려고 중간 브로커에게 수수료를 주는 경우도 자주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제주대학교 건축학과 김태일 교수의 SBS 인터뷰에 따르면, 중국 자본은 제주도의 핵심적인 환경보전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표고 200 ~ 600(m)사이 중간산 지역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대규모 관광 리조트를 짓고 있고, 해안 경관이 뛰어난 곳의 토지를 매입함과 동시에 제주도의 신시가지를 중심으로 상당 부분 작은 필지의 토지를 비롯한 건물을 구입하고 있다. 많은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중국인들의 행보가 제주도의 자연을 급속도로 파괴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국의 땅이 외국 자본의 소유가 되었을 때 아무리 자국의 땅이라도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주체는 외국 자본이 된다. 제주도에 들어온 중국 자본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불러일으켜주길 바랐지만, 중국 자본이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업을 벌이고 환경은 환경대로 파괴하는, 재주는 제주가 부리고 이익은 중국으로 돌아가는 지금과 같은 상황은 부동산투자이민제의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