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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50호] 고속철도 10년을 돌아보며 - [1부] 과거와 오늘의 KTX - 14 공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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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14년 4월, KTX는 운행 10주년을 맞았다. 고속버스와 속도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던 새마을호가 전부였던 종전의 우리나라 철도 환경에서 시속 300km로 달리는 쾌속 교통수단, 승용차에 비해 CO₂배출량이 현저히 적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알려지면서 KTX는 우리나라의 철도산업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한국고속철도의 개통은 도시 간의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놓아 전 국토를 1일 생활권으로 만드는데 일조하였으며 포화상태에 다다른 경부선의 교통난을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이처럼 KTX는 지난 10년간 우리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 전반에도 많은 변화를 이끌고 왔다. 한편으로는 정계에서의 영향도 무시 못 할 수준에 이르러 많은 사회적 이슈들을 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좀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고속철도 개통 10주년을 맞아 고속철도의 역사와 이것이 가져온 영향과 이슈들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고속철도와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KTX 운행 노선도 (2015.6 기준) 


오늘의 KTX

한국고속철도는 2004년, 서울부터 동대구까지의 경부고속선 1단계 구간 완공을 시작으로 경부선(서울-부산)과 호남선(용산-목포/광주) 계열에서 운영을 시작하여 2010년, 경부고속선 2단계(동대구-부산)를 완공하고 경전선(서울-마산)에도 KTX열차가 투입되었다. 2011년에는 전라선(용산-여수Expo), 2014년에는 인천국제공항철도(인천국제공항-서울)구간에도 투입되어 운영되고 있다. 특히 2015년 4월부터는 오송역부터 광주송정역 간의 호남고속선 1단계 구간이 완공되어 기존의 호남선 소요시간보다 1시간이 단축되었고 동해선 개량으로 경북 포항까지도 KTX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KTX 서비스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엄밀한 의미의 고속철도는 개량된 선로에서 200km/h 이상, 새로 건설된 선로에서 250km/h 이상을 내도록 설계된 차량과 시설[각주:1]을 일컫는데 이에 따르면 현재(2015.2 기준) KTX가 운영되는 경부선, 경전선, 호남선, 전라선 계통 중에 경부고속선의 시흥연결선(서울 남서부)부터 옥천연결선(대전 북부), 대전남연결선부터 대구북연결선, 대구남연결선부터 부산연결선에 이르는 고속선 구간을 제외하면 나머지 구간에서는 시속 200km이상의 속력을 낼 수 없다는 점을 볼 때, KTX는 ‘고속철도’라기 보단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제공하는 최고속도가 시속 300km인 고속열차를 사용하는 여객운송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KTX는 고속선에서는 최대속력 305km/h로 운행되어 종전의 새마을호가 서울-부산 구간에서 4시간 10분이 걸렸던 것에 비해 2시간 18분 만에 이 구간을 주파하며 10분~20분사이의 배차간격을 두고 하루 약 70여 편이 운행 중이다. 운행노선으로는 서울역을 시작으로 광명역, 천안아산역, 오송역, 대전역, 김천구미, 동대구, 신경주, 울산역을 거쳐 부산역에 정차 할뿐만 아니라 경기도 남부의 수요를 위해 기존에 있던 경부선을 사용할 경우 영등포역, 수원역에도 정차하며 고양 차량기지 건설에 대한 보상차원으로 행신역에서 열차가 출발하기도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공항철도를 따라 인천국제공항까지 운영되는 노선도 추가되었다. 이렇게 KTX 정차역 수의 증가와 기존선을 운행하는 노선 수의 증가로 KTX의 여객 수송은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단위 : 천 명, 출처 : 한국철도공사 「KTX 여객 수송추이」


경부고속선의 개통으로 KTX의 수요가 증가하자, 지역도시들은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각 지역에서 수도권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되어 천안, 아산 같은 충청남도의 도시들의 경우 1시간 안에 서울에 도달할 수 있게 되어 사실상 수도권 경제권에 포함되어 서울까지 통근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으며 그에 따라 지가가 상승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각주:2] 한편, 경남을 포함한 수도권이외 지방도시에서도 상대적으로 양과 질에서 우수한 수도권의 서비스 재화를 활용하기 위해 KTX를 이용하여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빨대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에 밀집된 빅4(서울아산, 삼성, 연세대 세브란스, 서울대병원) 의료기관으로의 쏠림현상이 발생하여 2009년, 부산의 경우 유출환자가 부산권 환자의 14%[각주:3]에 이르렀다고 한다.

KTX가 가장 큰 타격을 준 곳은 교통 서비스 분야였는데 가장 심각한 것은 공항이었다. 대구에서는 대구공항-인천공항 간 여객 수요가 43%감소[각주:4]하여 결국 해당노선이 폐지되었고 경부고속선 2단계 개통으로 울산공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이는 2014년에 인천국제공항까지 KTX가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더 심각해졌는데, 항공편이 다양하고 편수도 많은 인천국제공항으로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어 국제선 수요마저 인천국제공항으로 흡수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필요한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KTX는 한반도에서 시간적 거리를 감소시켜 인적, 물적 이동을 원활하게 하였으나 수도권으로 집중을 더 가속화 시킨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KTX가 이루어 질 때 까지

1970년대부터 고려되어왔던 한국고속철도는 1989년, 우리나라의 대동맥, 중심축인 서울-부산 사이의 경부고속도로의 혼잡도가 증가하고 경부선의 용량이 포화됨에 따라 국책사업으로 추진되었다. 독일의 ICE, 일본의 신칸센, 프랑스의 TGV의 도입이 검토되었으나 당시 기술이전에 비교적 적극적이었던 알스톰사가 사업대상자로 선정되어 현재 KTX-1으로 불리는 구형 TGV-Réseau기종을 기반으로 한 최고 설계속도 330km/h, 935인승의 20량 편성의 열차를 일부는 완성 된 상태로, 나머지는 알스톰의 라이센스를 받은 현대 로템사(社)에 의해 생산하는 방식으로 도입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한편 1992년부터 시작된 고속선 건설은 야생동물 서식지 보호나 문화재 훼손 등의 문제에 맞물려 부실공사 의심과 철도 비리, 닥쳐 온 외환위기로 인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해 건설이 늦추어졌으며 결국 대전, 대구의 도심 고속선 건설이 취소되었고 1단계 구간만 부분 완성한 채 KTX를 개통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약 2시간 40분정도가 소요되었고 동대구 이남구간의 경우 기존선을 이용하여 열차의 성능에 미치지 못했다. 최초의 남서울(광명)-천안아산-대전-동대구 노선의 계획과는 달리 서울역으로 시발점이 변경되었으며 행신차량기지의 건설로 인해 일부열차의 시작점은 행신역으로 변경되었다. 이 때, 경부고속철도 뿐만 아니라 대전까지는 고속선으로 운영하고 서대전부터 광주, 목포까지 기존선으로 운영되는 호남선의 계통의 고속철도 운행을 시작했다. 


2010년에는 경부고속선 2단계구간이 완성되어 신경주, 울산역이 새로 건설되었으며 국내최장 길이의 금정터널이 건설되어 운행시간을 2시간 10분대로 감소시켰고 동대구 이후 기존선을 통해 마산까지 운영되는 경전선 계통이 더해져 KTX가 미치는 권역이 확장되었다. 이와 더불어 이전 받은 기술과 기존의 KTX-1열차를 분석하여 제작한 연구용 ‘HSR-350x’ 열차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기술과 부품을 국산화한 ‘KTX-산천’이 도입되었다. ‘산천’차량은 토종 어류인 산천어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의 고속열차로 기존의 KTX와는 달리 10량 편성이고 자리배치도 유럽과 같은 정방향, 역방향을 가진 고정식 좌석이 아닌 회전이 가능한 회전식 좌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좌석 간 간격을 늘리는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형식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충분하지 못한 시운전으로 인해 KTX-산천 관련사고가 빈번해졌으며 이로 인해 KTX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는 등 시련을 겪기도 하였다.


KTX-산천, Wikipedia


2011년에는 전주, 순천, 여수를 기존선으로 운행하는 전라선이 운행을 시작하였고 경전선의 경우 일부 편성이 진주까지 진입하게 되었다. 또한 2014년 서울역-인천국제공항 구간을 운영하는 코레일 공항철도를 통해 일부 편성이 인천국제공항까지 직결 운행되고 있다. 이번 해부터는 동대구-포항구간의 동해선과 호남고속선이 완공되어 서비스의 질적인 측면은 물론 범위도 확장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KTX는 프랑스의 고속철도를 끌어 들여와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진정한 한국형 고속철도로 발전해왔다. 오늘날 KTX는 국토 곳곳을 빠른 속도로 연결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KTX의 원형인 TGV가 그랬던 것처럼 KTX도 바다 밖에서도 달리는 미래를 고대해 본다. 


51호에 이어질 2부에서는 KTX가 밝은 미래를 이루어 나가기 위해 해결해야할 문제점과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고, KTX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시도들을 다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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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kipedia, 고속철도 (http://ko.wikipedia.org/wiki/고속철도) [본문으로]
  2.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09&no=477129 [본문으로]
  3. http://news.donga.com/3/all/20101028/32187432/1, 동아일보, 2010. 10. 29 [본문으로]
  4. 대구공항 이용객 43% 급감, 연합뉴스, 2004. 10. 11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