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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호

[51호] ‘부산행’ 속의 KTX - 13 최형원

결혼 이후 가정에 무심했던 공유는 결국 이혼했고 딸인 수안이와 홀어머니와 살고 있었다. 수안이의 생일이 다가오는데 수안이가 원했던 생일선물은 다름 아닌 부산에 사는 엄마와의 재회였고 바쁜 삶을 사느라 정신없던 공유도 딸의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 없이 부산행 KTX 열차에 오르게 된다.

영화 ‘부산행’ 포스터

 

KTX란 무엇일까?

2004년 4월 1일 세계 다섯 번째로 우리나라에도 고속철도인 KTX(Korea Train Express)가 개통되었다. 무려 최고 305km/h를 자랑하는 속도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 40분, 2005년 대한민국을 반일생활권으로 연결했고, 2006년 하루 이용객은 십만 명을 넘어서 어느새 대한민국 중장거리 수송 분담률 1위 자리에 차지한다. 2010년 3월 우리의 기술로 만든 한국형 고속열차 KTX-산천을 도입한 이래 한국지형이 만든 철도교통생태계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 하루평균 이용객 15만 명을 넘어섰고 개통 이래 사망 0명, 자동차의 2배, 항공기의 4배인 에너지 효율, 안전성과 정시운행률 부문에서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서울-천안 간 30분의 운행시간은 서울시 천안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2박 3일 남해안 여행코스를 1박 2일로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일반 승용차의 약 14%밖에 되지 않아 녹색철도 코레일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공유와 수안이가 탄 KTX의 종류와 노선은 무엇일까?

 

KTX-1의 모습

현재 KTX는 크게 3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KTX-1(별명: 상어)은 처음 TGV(프랑스 기차)를 개량하여 2004년 경부고속선에 투입된 대한민국 최초의 고속열차이다. 20량(칸) 편성이 기본이며, 좌석이 순방향 역방향이 정해져 있고, 좌석 회전이 되지 않지만 1편성당 935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맨 앞과 뒤의 기관차는 순수한 동력차이며, 1호차와 18호차는 동력객차(동력장치를 탑재한 구역과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승객설비구역으로 나뉘어 동력차와 객차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차량)이다. 


KTX-산천의 모습

 두 번째로, KTX-산천은 현대로템(철도 전문 업체)에서 KTX-1을 개량하여 국산화한 한국형 고속열차이다. 산천은 산천어의 준말로써 해당 열차 디자인의 모티브가 된 민물고기에서 유래했다. 1편성 당 10량 편성이 기본이며, 복합열차(중련, 중련이란 목적지가 다른 열차를 하나로 묶어 중간에 분리하는 시스템)운행이 가능하다. 또한 모든 좌석은 순방향이며, 좌석 회전이 가능해졌고 KTX-1보다 좌석도 넓어졌다.


KTX-산천(달리안)의 모습

마지막으로 KTX-산천(달리안)은 현대로템에서 KTX-산천을 업그레이드, 개량한 고속열차이다. 이름 공모전을 통해 ‘달리안’이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일부에서는 와인산천이라고도 불린다. 기본적인 사양은 KTX-산천과 동일하다.


공유와 수안이가 탑승한 경부선

- KTX 노선은 크게 호남선, 전라선, 경전선, 경부선 4가지로 나뉘는데, 공유와 수안이는 경부선을 타고 부산으로 향한 것을 알 수 있다.



영화 속에서 부산행 기차의 일부 칸은 승객들로 나머지 칸들은 좀비들로 채워지게 된다. 한 승객이 좀비들로 채워진 칸을 떼어내고 가자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열차 사정상 불가능하다고 나온다. 무슨 이유일까?

객차가 각각 연결되는 무궁화호나 새마을호와는 달리 KTX의 경우 20량이 1편성으로 운행되는 열차로 1편성이 통째로 전선으로 통신을 받아 컴퓨터 제어기기가 관할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객차가 하나라도 분리되면 전기통신이 끊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열차 운행 자체가 안 된다. KTX 산천의 경우 열차 분리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이는 열차분리가 아닌 열차 분할로 다른 개념이다. KTX 산천은 앞서 말했듯이 1편성이 10량인 열차 두 대의 편성을 묶어 운행하는 복합열차(중련편성)운행이 가능하다. 다만, KTX는 동력차와 객차로 구성되는데 차량 정비단에서는 이 둘을 분리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쫓아오는 좀비들을 피해 열차가 출발하게 되고 달리는 열차에 문을 열어 공유와 마동석 그리고 야구소년이 뛰어가 올라타게 되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KTX의 경우 문이 열린 채로 출발하는 것은 시스템상으로 불가능하게 설정되어 있다. 또한, 달리는 열차의 닫힌 문을 수동으로 여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만에 하나 영화처럼 달리는 열차의 문을 여는 건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잘못하면 달리는 열차의 속도에 의해 열차 밑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문을 여는 건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지만, 이때에도 열차의 속도가 30km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또한, 속도가 30km 미만이라 문이 열렸다 하더라도 위험하게 되는데 왜냐하면 문이 강제로 열리는 경우 달리던 열차는 자동으로 비상정차하게 되고 급제동이 발생하게 되어 승객들이 다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영화 ‘부산행’의 한 장면. 달리는 열차에 올라타는 모습.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영화 속에서 좀비들이 열차 위에 떨어지고 하는데 열차 위에 있어도 안전한 것일까?

현재 우리나라의 모든 기차는 전기로 움직이고 전차선에는 2만5천 볼트의 고압 전류가 흐르고 있다. 따라서 기차 위에 올라가는 순간 감전사고가 발생하며 매우 위험하다. 실제로 장난으로 올라갔다가 사망하는 사례가 있었으므로 각별히 유의하도록 해야겠다.


부산행 KTX가 컨테이너로 인해 유실된 철로 때문에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해지자 기관사는 생존한 승객들에게 다른 열차로 옮겨 탈 것을 제안하고 실행에 옮기는데 이 열차는 무엇인가?

이 열차는 무궁화호로 1970년대 신설된 우등열차가 1984년 열차명 개정으로 '무궁화호'로 개칭되었다. 새마을호를 보완하는 역할로서 한국철도공사의 거의 모든 노선에서 운행된다. KTX 개통 이후 완행(급행의 반대)을 담당하던 통일호가 폐지됨에 따라 무궁화호가 떠안게 되었다. 가장 흔한 한국 대표 열차이다. 


무궁화호의 모습


영화 속에서 기관사가 달리고 있는 열차에서 내려 사람을 구하러 가는데 기차는 기관사 없이 혼자 움직인다. 실제로 가능한 일일까?

아무리 응급 비상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기관사는 기차를 떠나서는 안 된다. 영화처럼 기관사가 기차를 벗어날 경우 현실에서는 기차가 자동으로 비상정차를 하게 된다. 기차 안에는 열차가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기관사 경보장치가 있는데 이를 쉴 틈 없이 조작해야 한다. 만약 일정 시간 이 신호가 없을 경우 열차는 자동으로 비상정차를 하게 된다. 결국 기차에 기관사가 없다면 열차 운행은 불가능하다. 이는 열차 안전시스템으로 기관사가 건강상의 문제로 기절한다든지 하는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장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