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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호

[53호] 홍대 입구 낯설게 보기 - 16 황영현, 16 현승환

도시, 지역, 국토 공간 낯설게 보기를 통해 일상적 삶의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체험적 삶의 공간으로서의 장소를 비판적 거리에서 관찰한다.’ 도시학개론 수업에서 수행했던 낯설게 보기 과제였다.  글을 통해 우리가 느꼈던 점들을 도시학개론을 들었던, 또는 앞으로 듣게  학우 분들과 나누어보고자 한다.



홍대입구. 모두가 익숙한 이곳은 서울의 대표적인 번화가이다. 이름 그대로 홍익대학교 근처의 거리를 뜻하며, 행정상으로는 마포구의 법정동  행정동인 동교동, 서교동, 합정동 일대를 가리킨다. 홍대입구를 낯설게 보기에 앞서  대상지로 홍대입구를 선정하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우선 홍대입구는 서울시내번화가들  가장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곳이다. 홍대  상권은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신촌의 변두리 지역에 불과했으나, 석탄운반 철로가 사라지면서  빈자리에 젊은 예술가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홍대만의 고유한 예술과 문화가 발전하게 되었다. 산울림 소극장  공연장, 라이브클럽을 중심으로  인디음악과 힙합  서브컬처적인 분위기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에 홍대입구에 유동인구가 점점 늘어나자 거대 자본의 투자가 몰리게 되었고, 개인 사업자  보통의 예술가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임대료가 상승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겪게 되었다. 예를 들어 KT&G 상상마당이 위치한 거리의 상가는 1~2 권리금이 3억여 원에 달해,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브랜드들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난 결과 과거 2000 무렵에는 5 개가 넘던 홍대 일대의 미술, 음악 작업실은 현재 80  정도로 줄어든 상태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예전의 홍대 모습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들은  이상 홍대가 예전 같지 않다며 안타까워하고, 홍대와 관련된 서로의 추억을 공유하며 감상에 젖는다. 정말 홍대거리에서는  이상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없는지, 프랜차이즈로만 가득  있는지 확인해보고자, 평소와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거리를 낯설게 보기로 했다.

 

. 프리마켓과 플리마켓

 

프리마켓(Free Market)

   프리마켓이란,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종합예술 시장이다. 2002 6 시작되어 지자체의 지원 아래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프리마켓에 판매자가 되려면 1. 스스로 창작한 것일  2. 해당 분야 또는 유사한 장르 안에서 명확하게 드러나는 차별화 3. 작업 작품에 담긴 명확한 스토리텔링 이다. 이를 통해 파악할  있듯이, 프리마켓은 개성을 가진 예술가의 창의적인 작품을 시장에 선보이고자 한다. (프리마켓 등록 불가 항목 또한 이를 증명한다)

플리마켓(Flea Market)

   플리마켓은 벼룩시장이라는  그대로, 이곳에서는 프리마켓과는 다르게 승인받지 않은 사람들도 누구나 판매자가 되어 참여할  있으며, 프리마켓이 예술성을 추구하는 곳이라면 플리마켓은 조금  실생활에 밀접해 있는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프리마켓 전경                                                                                 플리마켓 전경



 

프리마켓과 플리마켓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홍대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프리마켓 등록 기준에서 확인할  있듯이 프리마켓은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제품들을 배제한다. 프리마켓을 보며, 이전에 이어졌던 홍대  예술 활동은 저런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비록  당시 인디밴드들의 공연들과  형태는 다르지만  모두 ‘예술을 추구하는 사람의 창작 활동이라는  틀에서  의의를 공유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이미 모든 예술  창작 활동들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고 생각했던 홍대에서 이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낯섦을 느낀  같다.

 

판매자뿐만 아니라 구매자들의 모습 또한 인상 깊었다. 프리마켓에서 판매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실생활과 거리가 멀다. 그렇기에 그것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작품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확인하고자 하는 모습이 있었다. 작품의 형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작품이 담고 있는 스토리 등을 구매자는 판매자에게 묻고, 판매자는 기꺼이  의미들을 설명한다. 이렇게 프리마켓 곳곳에서는 구매자와 판매자들의 대화가 한창이었다. 이런 모습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판매자-구매자 사이의 관계와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에 홍대의 이런 모습이 낯설게 보였다.

 

우리는 홍대가 완전히 상업화된 면만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답사를 나섰지만, 홍대에 아직 예술이 남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프리마켓과 플리마켓에서 우리가 목격한 모습들을 보며 조사할 때와는 다른 홍대의 새로움을 느꼈고, ‘예술의 거리 알려진 홍대에서 예술을 목격하고 새로움을 느끼는 우리의 모습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 마니아의 성지

 

건담 샵과 북새통 문고를 실제로 가본 , 생각보다 훨씬   규모에 놀랐다. 건담 샵과 북새통 문고   모두 우리가 실제로 답사를 갔었을 , 소규모 모임이 만남이 이뤄지고 있었다. 건담 샵에서는 프라모델을 맞추며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는 듯했고, 북새통 문고에서는 어떤 작품의 신간이 언제 나오는지에 대한 얘기뿐 아니라  작품의 이런 내용은 어떻게 해석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지고 있었다.  분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멀게 느껴지는 곳이지만  분야에 관심을 두고,  분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만날 기회를 제공하는 곳들이 홍대에는 존재하고 있었다. 따가운 시선을 의식할 필요 없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   있는 환경들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홍대에서는 이미 갖춰져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런 면을 가진 홍대가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건담 베이스                                                                                   북새통 문고



. 차가 없는 차도

 

홍대 걷고 싶은 거리는 홍대에서 가장 사람이 많은 거리이다. 원래는 철로가 있었지만, 철로가 없어지며 걷고 싶은 거리로 꾸며지고 이를 중심으로 많은 음식점과 옷가게들 그리고 남쪽 지역에는 길거리 음식점들이 들어섰다. 그뿐만 아니라 홍대의 정체성이라고도   있는 길거리 공연이 열릴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길거리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로 가득  있다. 하지만 이는 원래 일방통행인 차도인데, 주말이나 평일 밤이 되면 차가 사실상 지나갈  없게끔 사람들로 가득  있다. 차도임에도 차가 지나가면 이렇게 사람이 많이 있는 곳에 차가 지나다니느냐며 사람들이 구시렁댔다. 보행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이러한 혼란을 막기 위하여, 인적이 드문 아침 시간  차가 통행할  있는 시간을 따로 지정해 운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외의 시간에는 어차피 많은 보행자로 인하여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하므로, 통행을 금지하는 것이 운전자에게 별다른 피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 인적이 드문 시간에는 차의 통행을 허용함으로써 교통의 편의를 돕고, 유동인구가 많을 때는 보행자를 보호할  있으므로 좋은 해결책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