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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호

[53호] 서울을 옮기다 ② 해외 수도 이야기 - 13 이재형, 12 이진동 도시는 국가를 이루는 단위이다. 그 중에서 으뜸인 도시를 우리는 수도라고 부른다. 지구상의 수많은 국가들이 처한 상황은 전부 다르며 몰아치는 파도처럼 시시각각 변한다. 국가의 중심이 되는 수도는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몇몇 국가들은 수도를 옮김으로써 문제를 개선하고 싶어 한다. 지난 호에서 살펴봤듯이 역사 속에서 흔히 접하는 천도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면서 망국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외적의 침입을 받아서 또는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행하는 경우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당대에 인간의 집합체인 국가는 어떤 이유로 수도를 옮길까? 허리케인으로 수도가 큰 타격을 입어 천도한 벨리즈, 미국의 침입을 우려해 내륙으로 천도한 미얀마, 쿠테타로 집권한 군부 세력이 자신의 세력이 있는 지역으로 수도를 옮.. 더보기
[53호] 글쓰기의 교훈 - 13 정우민 U410에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노트북을 열었다. 곧 2월에 졸업하니, 이 글은 내가 학부생으로서 쓰게 될 마지막 글이다. 인생에서 대학 생활이라는 하나의 분기가 끝나는 셈이다. 사람들은 늘 분기의 마지막에 다다르면 자신이 그동안 무엇을 했던가, 상투적으로 되돌아보게 된다. 나도 역시 상투적으로, 나는 대학 다닐 동안 무엇을 했던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 생활을 돌이켜보면 참 많은 활동을 했다. 학생회 활동도 했고, 학회 활동도 했고, 학교 수업도 들었고, U410도 했다. 얼핏 보기에는 서로 섞이지 않는 개별적인 활동이다. 하지만 더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내가 했던 모든 활동을 하나의 키워드로 엮을 수 있다. 바로 글쓰기다. 학생회와 학회에서는 학우들을 설득하는 입장문을, 학교 수업에서는 .. 더보기
[53호] 도시 속 시시하지만 궁금한 상식들 ! ① 대중교통편 - 12 김정훈 버스정류장과 횡단보도는 왜 붙어있을까 신호에 걸린 덕분에 놓칠 뻔한 버스를 간신히 잡아탈 수 있었던 기억은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그런데 버스정류장은 횡단보도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기분 탓일까? 버스정류장 평균 간격은 보통 500m 안팎으로 보면 되지만 도심의 경우는 200m 보다 좁은 곳도 많이 있고 그 차이가 다양하다. 지역 특수성, 수요, 물리적 특성, 안전 등을 두루 고려해 버스정류장의 위치를 설정하게 되는데, 버스정류장의 간격은 교통 수요를 주요한 요소로 고려한다. 정류장이 다닥다닥 붙어있으면 그만큼 버스가 정차를 많이 하게 되고 도로 혼잡을 유발하면서 버스 서비스의 질 또한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위치를 선택해야 한다. 또 도로에 주는 영향과 안전 측면을 생각할 때, .. 더보기
[53호] 1학년을 마치며 - 17 강례권, 17 김동인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의 새내기 1년이 이제 끝이다. 시간이 너무나도 빨리 지나간 것처럼 느껴지지만 3월 입학한 순간부터 2월 현재까지 있었던 일을 차례대로 떠올려보면 많은 일이 있었다. 누군가가 나의 1학년 생활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나는 성공했다고 말할 것 같다. 1년 동안 많은 것들을 얻었고, 경험해 봤으며, 내가 반성해야 할 것들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너무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는 것이다. 내가 대학교에 와서 얻은 가장 큰 자산이다. 1년 동안 내 옆을 함께 해줬다. 나는 처음에 친구들과 잘 지내보려 먼저 다가갔고, 모두 나에게 잘해주었고, 나를 좋아해 주었다. 나 역시 친구들이 좋았다. 그래서 이 관계를 쭉 유지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경우들도 있었.. 더보기
[53호] 나만의 도시를 만들자 "시티즈 : 스카이라인" 리뷰 - 13 이민규 17 이재구 비디오 게임이 처음으로 등장한 지 4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PC와 인터넷, 스마트폰의 보급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게임 장르들이 등장했다. 그중에서 도시공학도로서 특히 관심을 가질만한 게임 장르는 당연히 건설⦁경영 시뮬레이션이다. 이번 리뷰를 통해 건설⦁경영 시뮬레이션, 특히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의 새로운 황금기를 가져온 「시티즈: 스카이라인」(이후 시티즈로 칭함)이라는 게임을 소개하게 되었다. 최초의 건설⦁경영 시뮬레이션은 EA의 산하 제작사 중 하나였던 맥시스에서 제작된 「심시티」였다. 1989년 심시티가 출시된 이후로 심시티 시리즈는 도시 건설 게임의 중심으로서 지속해서 발전했고 심시티와 함께 도시 건설 시.. 더보기
[53호] 야매 도시 랜덤소개「김포편」 - 13 박효진 이번 회지에 수록할 글의 주제로 무엇을 할까 하다가 국내 중 랜덤으로 도시 하나를 뽑아서 그 도시에 대해서 조사해서 소개하는 글을 쓰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선정된 도시가 김포이다(feat. 네이버 제비뽑기). 삼국시대 때 김포는 한강 유역을 포함한 반도로, 한강이 사람과 물자를 공급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전략적 요충지였던 김포를 차지하기 위해 삼국이 치열하게 싸웠다고 한다. 김포라는 지명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통일신라 경덕왕 때로, 김포는 ‘신성한 나루’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757년에 처음 김포라는 지명이 등장한 것이니까 상당히 오래된 도시 같지만, 이 지역이 현재의 김포시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꽤 파란만장하다. 궁금하면 김포시청 홈페이지에 가보면 잘 나와 있다. 현.. 더보기
[53호] 미국 동부 여행기 - 17 김동현 고등학교 친구들과 16박 18일의 긴 일정으로 미국에 여행을 갔다 왔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디트로이트다. 디트로이트는 확실히 매우 추웠다. 그리고 시내 쪽 외에는 갈 곳이 거의 없는 도시였다. 2박 3일 동안 낮에는 거의 시내에만 있었는데 그래도 시내에선 영어로 방 탈출 카페 체험도 하고 75센트에 디트로이트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Detroit People Mover라는 것을 타면서 시내를 구경하였다. 맥도날드는 한국과 큰 차이가 없었고, 도미노피자는 한국보다도 맛없었지만 그래도 쉑쉑버거는 한국보다 싸고 맛있었다. 시내버스도 능숙하게 타고 디트로이트 아이스하키팀 Detroit Red Wings경기장 앞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디트로이트 일정을 마치고 보스턴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 더보기
[53호] 길상사 여정기 - 17 이남기 때는 2018년의 첫 번째 일요일. 평소보다 따스한 햇살이 내 품에 안겼다. 2018년 첫 주말의 선물이었을까, 아니면 이 추운 겨울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에 출석 도장을 찍은 우리를 위한 하늘의 배려였을까? 아무렴 어떤가. 날카로운 바람을 맞이하더라도, 계절학기 학점을 향한 나의 여정은 막지 못했을 테니깐. 더군다나 이 여정은 혼자가 아니었다. 첫 주말을 같은 조의 학우가 벗이 되어 함께 떠날 수 있었다! 목적지는 성북구에 있는 길상사(吉祥寺). 길상사는 1997년, 김영한(법명 길상화)이 법정 스님께 음식점이었던 대원각을 시주함으로써 만들어진 절이다. 시주한 그녀의 바람은 길상사가 시민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되어 그들 모두에게 고뇌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더보기
[53호]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 - 14 한현택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다양한 수도권 규제를 하고 있다. 규제의 주요 내용은 수도권을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의 3개의 권역으로 분리하여 ①공장총량제를 통한 수도권 내 공장 총면적 제한하고 ②과밀억제권역 내 개발행위에 부담금 부과하며(현재 서울시 내에만 적용) ③인구집중유발시설에 대한 차등적 입지 및 개발 규제를 가하는 것이다 한국은 중동 국가들과 같이 지하자원이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거나, 중국과 같이 내수 시장만으로 기업이 이윤을 낼 수 있는 국가가 아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영국 또는 아일랜드와 같이 해외 직접투자를 과감하게 유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의 수도권 규제는 이런 해외 및 국내의 기업 활동을 크게 저해하여 국가 경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국내 기업조차 .. 더보기
[53호] 아파트 공화국 - 13 박재훈 현재 우리나라에서 한국인들이 거주하는 집에 대해 말해보라고 한다면 대부분 아파트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아파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거유형이다. 나 역시 일생의 대부분을 아파트에 거주했으나 아파트 외에도 단독 주택 및 연립주택, 기숙사에 거주했던 경험이 있어 비교적 주거유형이 다양한 편이다.그런 가운데서 아파트 공화국이란 책과 아파트 중독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평소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우리 주거에 관해 생각해보았다. 아파트는 경제 발전 이후 우리나라의 주 거주시설로 자리매김 돼왔다. 당시 우리나라는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왔기에 주택이 부족했다. 그로 인해 정부는 도시에 빠르게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성냥갑 같은 아파트들을 많이 건설하였다. 사실 난 이런 단순하고 획일적인 아파트에 대해 .. 더보기
[53호] 내가 좋아하는 영화 : 파이트 클럽 감상문 - 16 현승환 힘센 짐승들에게 매일 괴롭힘 받는 토끼는 자살하려고 한다. 하지만, 자기보다도 약한 개구리들을 보고 위로받아 자살하려는 마음을 접고 다시 살아가게 된다는 토끼의 이야기인 이솝우화가 있다. 영화 ‘파이트 클럽’ 속 에드워드 노튼이 연기한 주인공을 보며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혼자 사는 주인공의 집은 이케아 가구들로 가득 차 있다. 그의 매일 반복되는 회사 업무 속 유일한 즐거움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가구들을 사다 모으는 일이기 때문이다. 큰 부피의 가구들은 혼자 사는 그의 방들을 채우기는 했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 허한 그의 마음을 채우지는 못한다. 그래서 그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점점 더 피폐해진다. 결국, 병원을 찾아가게 되고, 병원에서 의사가 약 대신 내놓은 처방은 고환암 환자들의 모임에 나가.. 더보기
[53호] 홍대 입구 낯설게 보기 - 16 황영현, 16 현승환 ‘도시, 지역, 국토 공간 낯설게 보기를 통해 일상적 삶의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체험적 삶의 공간으로서의 장소를 비판적 거리에서 관찰한다.’ 도시학개론 수업에서 수행했던 낯설게 보기 과제였다. 이 글을 통해 우리가 느꼈던 점들을 도시학개론을 들었던, 또는 앞으로 듣게 될 학우 분들과 나누어보고자 한다. 홍대입구. 모두가 익숙한 이곳은 서울의 대표적인 번화가이다. 이름 그대로 홍익대학교 근처의 거리를 뜻하며, 행정상으로는 마포구의 법정동 및 행정동인 동교동, 서교동, 합정동 일대를 가리킨다. 홍대입구를 낯설게 보기에 앞서 왜 대상지로 홍대입구를 선정하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우선 홍대입구는 서울시내번화가들 중 가장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곳이다. 홍대 앞 상권은 90년대 초까지.. 더보기
[53호] 이상적인 도시란 무엇일까? - 17 장동민 세상이 점점 자본주의 사회로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주거지와 직장 거리가 멀어지는 이른바 ‘확산도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그래서 근래의 도시는 주거지와 직장의 분화가 많이 일어나는 형태로 발전하였다. 사람들은 아마 이러한 확산도시가 실행되면서 엄청난 기대를 했을 것이다. 주거와 도시의 분리로 인해 주민들의 삶이 더 윤택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각각의 구역이 분화되면서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고 가족들끼리 함께 있는 시간도 줄어들면서 화목한 가정의 수가 줄어들었다. 게다가 여가시간과 생활비도 부족해지고 자연스레 이웃과의 교류도 줄어들게 되었다. 이렇게 확산도시가 여러 가지 기대 속에 대중화되면서 예상과는 달리 많은 부작용들이 생겼다. 사실 내가 이 글을 읽으면서 정말 이론적으로도 실용적으로도 .. 더보기
[53호] 디지털 시민: 연결로부터의 외로움 - 17 최원준 “난 속에서부터 고장 났다. (중략) 날 책임질 수 있는 건 누구인지 물었다. 너뿐이야. 난 오롯이 혼자였다. (중략) 왜 아픈지를 찾으라 했다. 너무 잘 알고 있다. 난 나 때문에 아프다.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 2017년 12월 18일 샤이니의 영원한 별 종현이 우리 곁을 떠나갔다. 그의 음악을 즐겨듣던 팬으로서 죽음보다 더욱 안타깝고 충격적이었던 건, 위의 종현이 작성한 유서 내용이었다. 유서를 읽고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고통의 원인이 외부였다면 회피할 수도 있지만 자기 자신으로부터 오는 고통은 쉽게 치유할 수도, 떨쳐낼 수도 없는 지긋지긋한 생채기인 것이다. 다른 것을 탓할 수도 없다. 종현은 이를 “속에서부터 고장 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