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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호

[53호] 도시 속 시시하지만 궁금한 상식들 ! ① 대중교통편 - 12 김정훈


버스정류장과 횡단보도는  붙어있을까

 

신호에 걸린 덕분에 놓칠 뻔한 버스를 간신히 잡아탈  있었던 기억은  번쯤 있을 것이다. 그런데 버스정류장은 횡단보도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  같은데, 기분 탓일까?

 

버스정류장 평균 간격은 보통 500m 안팎으로 보면 되지만 도심의 경우는 200m 보다 좁은 곳도 많이 있고  차이가 다양하다. 지역 특수성, 수요, 물리적 특성, 안전 등을 두루 고려해 버스정류장의 위치를 설정하게 되는데, 버스정류장의 간격은 교통 수요를 주요한 요소로 고려한다. 정류장이 다닥다닥 붙어있으면 그만큼 버스가 정차를 많이 하게 되고 도로 혼잡을 유발하면서 버스 서비스의  또한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위치를 선택해야 한다.  도로에 주는 영향과 안전 측면을 생각할 , 비슷한 간격이라도 정류장을 도로 중간인지 교차로 근처라면 · 어느 곳에 위치할 것인지  디테일도 상당히 중요하다.

 

버스가 진행 도로에서 벗어나 별도로 설치된 공간에 정차했다가 다시 도로로 합류하게끔 되어 있는 정류장 위치 방식을 오프스트릿(Off-Street) 방식이라고 하며, 도로 위에서 정차해서 승객을 태우는 방식을 온스트릿(On-Street) 방식이라고 한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고 친숙한 방식은 온스트릿 방식인데 정류장이 교차로에서 멀리 떨어져 가운데에 있으면 중간 위치[Mid-Block], 교차로에서 진행 방향 앞에 있으면 근위치[Near-Side], 건너편에 멀리 있으면 원위치[Far-Side] 방식의 위치 설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버스정류장의 위치 차이는 교차로 신호체계와 도로혼잡, 승하차 시민의 안전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미묘한 차이지만 중요한 사항이다.

그림 출처: Omnitrans


Mid-Block 방식은 차량과 승객의 시거제약 문제가 적고 정류장의 대기 공간이 넓다는 장점이 있지만, 노상주차 금지를 위한 추가 거리와 규제가 필요하며 승객은 교차로를 횡단하기 위해서 보다 많이 걸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무단횡단을 야기하기 때문에 근처에 횡단보도가 있지 않다면 안전 문제에 취약한 방식이다. Far-Side 방식은 교차로에서 다른 우회전 차량과 상충되는 문제가 적고 버스 우선 신호 등을 적용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교차로 앞에서   정차했다가 건너에서 다시 정차하기 때문에 감속거리가 짧다. 하지만  번의 정차가 비효율적이고 뒤에서 오는 직진차량에 의한 추돌사고를 야기할  있는 위험이 있다. 뿐만 아니라 부피가  버스가 교차로 앞에서 정차하고 있으면 횡단 차량과 보행자의 시거도 크게 제약된다는 문제도 있다. Near-Side 방식 또한 시거가 제약되는 문제가 있고 Far-Side 방식과는 반대로 우회전 차량과의 상충이 있을  있으며 녹색 신호  정차한 버스가 진행 차량을 방해할  있다. 그러나 교차로 반대편이 혼잡할  교통 흐름을 방해할  있는 영향이 적으며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와 승차하기가 편하다. 무엇보다도   정차하지 않으면서도 적색 신호에 걸려 있을   정차 시간을 탑승 시간으로 활용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버스정류장의 용량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  하나가 정차한 버스가 승객을 태우고 내리는 시간이다. 버스정류장과 횡단보도가 붙어 있다면 버스가 적색 신호에 걸려 정차하고 있는 시간을 승객을 태우고 내리는 시간으로 활용하기 수월하다. 버스정류장이  교차로가 아닌 도로 중간 부분에 위치하더라도 중앙버스전용차로로 인해 횡단보도가 함께 설치되어있게 된다. 버스정류장과 횡단보도가 붙어있다면 승객  보행자의 안전성과 정류장의 효율성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위치 설정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버스정류장 위치 설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TCRP 보고서를 참고하거나 정진혁 교수님의 《대중교통수업을 들어보길 바란다.

 

 

 신촌역은 오른쪽으로 내리고 이대역은 왼쪽으로 내릴까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면 어떤 역은 오른쪽 문으로 내리고 어떤 역은 왼쪽 문으로 내린다. 기차도 우측통행으로 통일돼있음에도  내리는 문은 역마다 다르고 고정되어 있을까?

 

눈썰미가 좋은 도시공학도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바로 승강장[Platform] 차이 때문이다. 왼쪽 문으로 내리는 역은 승강장으로 내리면 전방에 바로 반대 방향의 선로가 보인다. 승강장을 하나로 공유해서 쓰는 방식이다. 오른쪽 문으로 내리는 역은 내려서 뒤를 돌아봐야 자신이 타고  선로의 반대방향 선로가 건너로 보인다. 철로가 붙어 있고 승강장은 분리가 되어 있는 방식이다. 전자를 섬식 승강장[Island Platform]이라고 하고 후자를 측면 승강장[Side Platform]이라고 한다.

 

섬식 승강장은  선로가 승강장 용지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용지 폭이 좁아도 되어 건설비가 적게 든다.  ·하행 모두 한곳에서   있기 때문에 승강장을 혼선했을 경우 옮겨가야 하는 걱정이 없으며 쉽게 반대 방향으로 갈아탈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같은 시간에 ·하행 승객이 몰릴 경우 비좁고 혼잡할 가능성이  크고 시설을 확장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측면 승강장은 이와 반대로 건설비가  들어가는 대신 ·하행 열차가 동시에 도착해도  혼잡하다. 만약 지하철을 반대 방향으로 탔다면 오른쪽 문으로 내리는 역이 아닌 왼쪽 문으로 내리는 역에서 내리는 것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카드를    찍어야하는 불편함을 줄일  있다.

그림 출처: railway.net


버스정류장 전광판은  굳이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줄까

 

요즈음은 스마트폰 버스 정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손쉽게 버스 도착 시각을   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는 정류장마다 지나는 노선 시간표를 따로 붙여 놓아 이용자들이 버스 스케줄 정보를 접할  있었다. 버스가 제때 오기만 한다면 사실 정류장마다 굳이 도착 정보 알림 전광판을 설치해놓을 필요는 없다. 물론 예를 들어, 12 후에 도착할 A 노선을 이용하면 45 만에 목표 지역에  번에 바로 도착하고, 3 후에 도착할 B 노선을 이용하면 20분을 타고 가다 C 노선으로 갈아타 30분을  가야 하는  경우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고민이   있고 이때 도착 정보 알림 전광판은 매우 유용하다. 특히 밖에 비가 오는데 스마트폰 배터리가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라면 더욱 요긴할 것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체감 시간이  길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체감 시간 또한  비용이다. 대중교통수단 체감 대기 시간은 체감 이용 시간보다 3  길다고 한다.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버스를 타고 안에 있을 때보다 보통 3  느리게 시간이 흐른다고 느끼는 것이다. 버스 도착 정보 알림 전광판은 위의 예시처럼 노선을 선택할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도 하지만 승객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용도이기도 하다. 버스 도착 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으면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을 때보다 체감 시간이 줄어들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이는  대중교통 서비스 이용의 만족도와도 직결된다. 정류장에 서서 이유 없이 버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들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요즘은 버스 혼잡도까지 예측하여 정보를 전달해주고 있는 버스 전광판에 대해  궁금하다면 TOPIS 대해 찾아보면 된다.

 

버스와 지하철에 담긴 번호의 비밀

 

지하철역에도 버스정류장처럼 역마다 고유 번호가 있을까? 그렇다. 신촌역의 고유 번호는 240인데, 시청역 201 시작으로 순환선을 따라 순차적으로 매겨진 번호이다. 시청역 방향으로 신촌역의 다음 역인 이대역은 241이다.  번호는 일반적으로 3자리인데, 가장 앞자리는 노선 번호이며 뒤에  자리는 순차적으로 매겨진 역의 번호이다.  번호를 알면 역당 통과시간이 평균 2분에서 2 30 정도 된다는 것을 이용해 간단히 얼마나 걸릴지 시간을 가늠할 수도 있다.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번호를 애용한다고 하니 누군가 지하철 노선을 물어본다면 당황하지 말고  번호를 통해 알려주도록 하자. 



그렇다면 지하철역 출구 번호에도 번호를 매기는 특별한 규칙이 있을까? 그렇다. 수도권 지하철역 출구 번호는 상행선 방향 좌측  뒤쪽 출구를 1번으로 하여 시계방향으로 숫자가 커지게끔 순차적으로 출구 번호를 매긴다. 순환선인 2호선은 외선 방향의 우측  앞쪽 번호를 1번으로 하여 똑같이 시계방향으로 순차적으로 매긴다. 환승역의 경우 빠른 번호의 노선을 기준으로 1 출구를 정하고 노선에 상관없이 시계방향 순서대로 번호를 매긴다. 기존 역에  환승역이 신설되는 경우에는 기존 번호를 규칙에 맞게 바꾸기도 한다. 수도권과 달리 대전/대구/광주 지방도시철도는 상행선 우측  앞쪽 출구를 1번으로 하여 반시계방향으로 번호를 매긴다고 하니 헷갈리지 않도록 하자. 부산 도시철도는 특이하게 상행선을 방향을 홀수로, 하행선 방향을 짝수로 정한다고 한다. 이를 참고한다면 강남역과 같이 출구가 많은 역에서는 헤매는 시간을 줄일  있다.

 

설마 서울 버스 번호도 번호가 매겨지는 규칙이 있을까? 그렇다. 가장 흔한 간선버스(파랑) 서울 내의 행정구역을 도심부를 0, 북쪽부터 동남서 방향으로 순차적으로 번호를 매겨 8개의 권역으로 나누고 이를 기준으로 버스 번호를 매긴다. 예를 들어 노원구 하계동을 기점, 마포구 상암동을 종점으로 운행하는 2 버스를 172번으로 정하는 방식이다. 750 버스의 경우 기점은 다르지만 수색교 정류장부터는 노선이 일치하기 때문에 750A/750B 나누어 정한다. 지선 버스(초록) 완전히 통일되지는 않았지만 보통 뒤에  자리는 일련번호로 하고 앞에  자리는 자치구 , 자치구 번호, 권역번호  택하여 정한다. 경기지역을 가는 광역버스의 권역 번호는 서울 권역 번호의 연장선과 동일시한다. 준공영제인 서울버스와 달리 민영인 경기G버스는 번호가 운수 회사마다 자체적으로 번호를 매겨 서로 다른 경우가 보통이다. 그래서 중복되는 번호도 많은데, 경기 내의 1 버스만 무려 23개나 된다.

그림 출처: 운관광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