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56호

[56호] 나의 이야기 - 18 신정범

18년의 수험생활, 1년의 재수생활 끝에 도달한 종착점은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였고 그곳은 다시 출발점이 되었다. 새로운 시작은 술과 함께였다. 새터 마지막 날 밤은 대부분 기억이 잘 나지 않았지만 재밌다는 감정은 남아있었다. 하지만 오티도 가지 못했고 새터에서도 친구를 많이 못 사귄듯해 앞으로의 대학생활을 걱정했다. 그렇게 불안한 마음을 갖고 송도 기숙사에 입주했다. 다행히 룸메이트 두명은 나와 잘 맞았고, 모두가 모인 첫날 밤 우리는 오래전부터 친했던 친구처럼 밤새 이야기를 했다. 과 사람들과 친해지지 못해도 이 친구들만 있으면 내 대학생활이 외롭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3월이 지나고 평생 친해지지 못할거라 생각했던 동기들과 점점 친해지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7번 술마시면 동기와 마시는 횟수가 6번일 정도로 빠른 속도로 가까워졌고 1학기가 끝나갈 무렵, 그 사람들은 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되었다. 2학기는 1학기와 똑같은 삶을 보냈다.

지루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1년 송도 생활은 내 생에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었다.

 

과 부회장이 되었다. 여자 친구가 생겼다. 친했던 동기 여럿이 휴학을 했다. 모두가 자유로운 송도 때와는 달리 통금이 생긴 친구들이 생겼다. 작년과는 전혀 다른 대학생활을 하겠구나 확신했다. 1/2월은 오티 새터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도 후배가 생긴다는 마음에 설레기도 했고 어색하기도 했다. 3월은 신촌 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4-7월은 시험 공부와 연애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1학기가 끝났다. 한 학기동안 휴학한 동기들의 빈자리는 정말 고맙게도 여자 친구가 채워주었다. 그럼에도 조금 비어있는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방학땐 축제 준비도 했다. 2학기가 되었다. 더 많은 동기들이 휴학을 했다. 내 방학을 쏟아 부었던 축제도 끝이났다. 축제 준비하던 사람들과 새로운 인연이 되어 총 학생회, 공대 학생회에 발을 담갔다.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영장이 날라왔다. 그렇게 내 이야기는 장기 휴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