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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

[49호] 신발색깔 - 08 김상래 처음에는 잘 몰랐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의 색깔과 눈앞에 놓여있는 종이의 색깔, 그리고 신발의 색깔이 서로 다른 것이라는 것.세상에는 32색 크레파스로는 그려낼 수 없는 색깔이 많다는 것.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리면서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녹색만을 칠해서는 눈앞의 산을 그릴 수 없고,살구색만을 가지고는 친구들의 얼굴을 그릴 수 없었다.하지만 나의 흰색 운동화는 흰색의 눈을 밟을 때만큼은,그 모습을 감추었다. 신발을 끔찍히 아끼는 내 흰색 운동화는,너무나도 깨끗한 그곳의 흰색 눈과 비슷한 색을 띄고 있었다. 시간이 흘렀다.나는 동생의 60색 색연필을 보고도 가슴이 뛰지 않게 되었다.더 많은 색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하더라도, 나는 또 다시 더 많은 색의 색연필을 원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렸기에,그렇기에 나.. 더보기
[49호] 나의 인도 여행기 - 13 김택현 대학에 합격하기 전부터 계속 생각해왔던 것은 내 능력으로 외국으로 여행을 가보는 것이었다. 스무 살 때까지만 해도 비행기를 타고 가본 곳은 제주도뿐이었다. 그래서인지 해외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컸고 여행을 갈 때마다 설렘으로 가득했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여행경험에서 여행에 필요한 것들과 나의 여행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 여권과 일본입국심사서 여행 갈 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해외를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여권이다. 여권은 비행기 티켓을 살 때에도 입·출국 심사할 때에도 필요하고 국제적인 신분증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여행이라고 도장을 찍는 수첩이 있는데 여권과 상당히 비슷하게 만들어서 여권 대신 저 수첩을 공항에 들고 가서 비행기를 못 타는 사.. 더보기
[49호] 전봇대 - 14 박설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보기
[49호] 동양과 서양 - 13 이재형 동양에서 바라본 서양은 ‘아름답다.’ 서양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남에 따라 서양은 동양의 문명을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따라서 서양이 지나온 길을 따라가는 동양의 입장에서는 서양을 선진국이라 부르면서 동경하며, 서양이 이루어온 것들을 아름답다고 생각해왔다. 한편, 서양에서 바라본 동양은 ‘신비하다.’ 자연과학의 발전이 없이도 동양은 화약, 나침반 등을 서양보다 먼저 발명해냈다. 그리고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음양오행, 풍수지리 등의 그들만의 독특한 철학과 사상은 동양을 더욱 신비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동·서양의 차이는 일상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대표적인 것이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이다. 동양의 언어에 많은 영향을 끼친 중국의 한자는 대표적인 표의문자로 글자 하나가 단어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간결하면서도 .. 더보기
[49호] [단편소설] 거주지 - 13 이민규 우리 탐사대가 이 행성에 도착하고 나서 눈에 보이는 것들이 슬슬 신기하지 않을 정도로 꽤 긴 시간이 지났다. 처음 이 행성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이는 작은 비행체 하나를 발견했을 때만 해도 우리가 이 행성으로 직접 와서 이렇게 지루한 작업을 계속 하게 될 줄은 몰랐었다. 비록 지금은 이 행성의 주민들이 자기들이 직접 발견한 우주여행기술을 이용해서 황폐해진 자기들의 고향행성을 버리고 떠나버리긴 했지만, 그 이전에 그들이 보낸 그 작은 비행체에 이 행성과 자신들의 흔적을 알리기 위해 담아놓은 정보를 통해 결국 우리에게 자신들을 알리게 된 것이다. 물론 그들이 우리가 이곳에 왔는지 알게 될 줄은 아직 모르는 일이지만 반 정도는 목표를 달성한 건 맞으니깐 별로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처음 도착하고 나서 우리는.. 더보기
[49호] INSIDE 도시과 2014 일학기 - 14 공재형 ※ 본 기사는 컬러로 인쇄되었습니다. 사진 파일 한 개당 한 쪽, 총 4쪽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보기
[49호] 회전 교차로 - 13 김영준 1. 회전교차로란? 회전교차로는 도로의 평면 교차 방식 중 하나로, 1960년대 영국이 최초로 도입했다. 처음에는 미국식으로 로터리(rotary)로 불렀지만, 최근에는 회전교차로(Roundabout)라고 부른다. 회전교차로와 로터리는 개념상으로 약간 차이가 있다. 회전교차로는 교차로 중앙에 원형 교통섬을 두고 통과 차량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교차로다. 이미 교차로에 진입해 회전하고 있는 차량에게 통행 우선권이 있고 진입하는 차량은 양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에 ‘로터리(Rotary)’라고 불렸던 비슷한 형태의 교차로는 진입하는 차량에게 통행우선권이 있는데 로터리는 교차로 주변의 교통을 빨리 소통시키는 데 초점을 둔 교차로이기 때문이다. 반면, 회전교차로는 안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회전교차.. 더보기
[49호] 빛 이야기 (생명의 다리) - 13 이재형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는 고사가 있듯이 무언가를 완벽하게 완성시키는 마지막 퍼즐이 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의 도심의 오후는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이 활기참으로 가득 채운다면 자칫 한산해 보이고 음침해 보일 수도 있는 도심의 밤을 만들어가는 것은 무엇일까? 형형색색의 네온사인과 조명, 화려하기로 유명한 홍콩의 밤, 은은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파리의 밤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조각은 조명, 즉, 빛이다. 조명은 실내와 야외 곳곳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집안을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위해, 클럽이나 바에서 신나거나 은은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의류 등을 판매하는 곳에서 강조의 효과를 주기위한 용도 등등 빛이 주는 인상을 활용한다. 과거의 조명은 무언가를 어떠한 효과를 주거나 빛내주기 위한 .. 더보기
[49호] 도시 서울의 시공간적 탐구 (『서울은 깊다』, 전우용) - 14 황의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순우리말이라는 점에서 큰 특징을 가진다. 조선 시대 때부터 사용되었던 ‘장안’, ‘한양’ 등의 말이 있지만 우리는 서울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 책의 저자는 서울의 의미가 신시(神市)에서 유래되었다고 말한다. 우리 민족은 종교적인 구심점을 갖지 못한 단일 민족이지만 옛날부터 왕의 통치하에 나라가 이루어졌다. 즉, 서울은 왕의 도시로 왕의 권력이 직접 닿는 지역을 뜻한다. 왕을 중심으로 모든 정보와 물품들이 모이는 중심의 역할을 하는 서울이라는 도시에는 과거의 정신과 흔적들이 아직도 담겨있다. 하지만 현대의 서울은 ‘디자인 서울’,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하나의 상품이 되었다. 더 많은 관광객을 모으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도로서의 과시를 위해 무분별한 개발을 하고 있다. 요.. 더보기
[49호] 나의 유럽 여행기 ② <파리 편> - 13 박재훈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지난번 U410에 실었던 영국 런던 편에 이어 프랑스 파리 편까지 여행기를 쓰게 되었다. 비록 1년이나 지나긴 했으나 최대한 기억을 살려 써보도록 하겠다. 먼저 영국에서 3일을 보내고 우리는 유로스타를 통해 영국 런던에서 프랑스 파리로 이동하였다. 유로스타는 영국·프랑스·벨기에 세 나라에 의해 공동 운영되는 고속 열차이다. 이 열차는 런던과 파리를 2시간 30분 만에, 런던과 브뤼셀 구간은 2시간 만에 주파함으로써 3국 수도의 중심지를 최단 시간으로 연결하고 있다. 프랑스의 테제베 (TGV)로 도버 해협을 관통하는 해저터널로 운행되며 최대 시속 300km까지 달린다고 한다. 우리는 이 유로스타를 통해 빠르게 파리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림 1 ◀ RER 열차 프랑.. 더보기
[49호] 세월호, 윤 일병, 그리고 한국사회 - 13 정우민 S#12014년 4월 15일, 꿈 많은 고등학생들의 추억을 실은 배 한 척이 인천항을 떠났다. 그 많은 고등학생들 중에는 자는 친구에게 무슨 장난을 할까 짓궂은 장난을 궁리하는 학생도 있었을 것이고, 제주도에 가서 부모님께 사다 드릴 기념품을 고민하는 학생들도 있었으리라. 고등학생뿐이랴. 은퇴를 바라보는 장년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추억을 나누고자 하는 두터운 우정도 있었을 것이고, 제주도로 이사 가며 새로운 삶의 그림을 그리는 부풀은 가족의 꿈도 있었으리라. 그렇게 수백 명의 꿈은 다음 날 아침 차디찬 진도 앞바다에 허망하게 갇히고 말았다. 살아남은 자, 돌아오지 못한 자 가릴 것 없이.세기말적 참사에 전 국민은 슬픔에 잠겼다. 안산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이 늘어서기도 했고, .. 더보기
[49호] DDP, 누구를 위한 것인가 - 14 현재혁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에 자리 잡은 수많은 건축물들 중 이보다 특이한 것이 있을까. DDP에서는 건물 하면 떠오르는 직선 구조나 수직의 벽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주변의 네모난 건물들과는 대조적인 유연한 곡선들을 통해 자신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건물 내부 역시 독특한데, 천장과 벽이 곡선을 그리며 기울어져 있다. 거대한 나선형 통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길이 넓은 공간으로 바뀌기도 한다. DDP를 찾은 방문객들은 분명 새로운 경험을 했을 것이다. 이 ‘불시착한 외계인 우주선’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물은 아니었을 테니 말이다.5년간의 공사를 거쳐 지난 3월 21일 개장한 DDP는 사업 계획이 발표된 뒤로 지속적인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과연 주변과 어울리는 모습인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