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54호] 영동개발사업과 신천 : 지명으로 보는 서울 史 (1) - 14 공재형 영동, 일반적으로 대관령의 동쪽이라는 뜻으로 인천에서 시작해 서울을 스쳐 강원도 동부의 강릉까지 연결하는 ‘영동고속도로’나 한국지리 과목에서 자주 접하던 지명이다. 그런데 강남 개포동에서 시작해 삼성동 코엑스 앞을 지나 한강까지 이어지는 ‘영동대로’와 ‘영동대교’에서도 이 지명을 찾아볼 수 있다. 강남 한복판에서 강원도 지방의 이름을 딴 도로와 다리라니 뭔가 생뚱맞지 않은가? 물론, 혹자는 강남 한복판에 이란의 수도의 이름을 딴 도로도 있는데 ‘영동’이라는 이름의 도로가 없을 게 무엇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영동은 강원도에서 따온 것이 아닐뿐더러 고개(嶺)의 동쪽도 아니다. 서울의 이 지명은 서울이 급격하게 확장하던 격동의 현대사가 남긴 자취라고 할 수 있다. [그림 1] 영동토지구획정.. 더보기 [54호] 1학기를 마치며 오티날의 그 어색한 분위기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새로운 사람들, 도시공학과라는, 내가 앞으로 속하게 될 곳. 처음엔 설렘보다는 모든 게 낯설다는 생각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처음으로 집을 떠나 나 스스로 많은 것을 해결해야 했고 많은 일에 부딪혔다. 그렇지만 송도에서의 하루하루는 나에겐 정말 소중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내 1학기를 표현하자면 감히 ‘인복’이 충만했다고 말할 수 있다. 좋은 학교에 편한 기숙사,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학교와 기숙사 어느 곳에서든 마음이 맞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이 나에겐 가장 큰 행복이었다. 3월, 스무 살이 되고 나서 술에 대해 참 무지했을 때, 많이 취하기도 하고 술의 재미에 빠졌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술기운을 빌어.. 더보기 [54호] 호세마리아 신부의 생각 : 독서감상문 - 17 이재구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기에 앞서, 먼저 호세 마리아 신부가 누구인지 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이 책의 총체적인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기에 먼저 이에 관해 서술하는 것이 옳다고 여겨지기에 간략하게나마 서술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최근에 작고하신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처럼 독서는 먼저 텍스트를 읽고 그다음에 화자를 읽고 마지막으로는 독자 자신을 읽는 행위이지 않은가. 그의 이름은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 디아리에타, 그는 1915년에 마르키나에서 농장주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3살 때 왼쪽 눈을 실명하는 사고를 당했고, 이는 평생 그가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게 하는 동인으로 작용했다. 그의 국적은 스페인이기에 스페인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최근에도 다시 불거지는 카탈루냐 독립운동에서 볼 .. 더보기 [54호] 내가 도시공학과에 온 이유 - 18 김지수 우리 과 동기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은 ‘도시공학과’의 존재를 입시 준비를 할 때 처음 알았다고 말한다. 수시 논술고사 또는 정시 입학원서를 쓰던 작년 9월이나 올해 1월에 알았다는 것이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도시공학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성적에 맞춰 오는 경우가 많았고 혹여 알고 왔다고 해도 정확히 무엇을 하는 과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도시공학과’에서 무엇을 하는지, 이 과가 어떤 매력이 있는지 고등학생 때 직접 체험한 경험이 있다. 2014년 3월, 나는 휘문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입학 첫날, 친구를 만들기 위하여 내 뒤에 앉은 친구를 보니 그 친구가 A4용지 위에 신기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었다. ‘역시 신기한 친구들이 많아. 역시 휘문‘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더욱.. 더보기 [54호] ′서울′을 옮기다 ③ - 끝내 옮기지 못한 수도 서울, 세종시 - 13 이재형 모든 만남은 인상이라는 흔적을 남긴다. 사람과의 만남이든 혹은 공간과의 만남이든, 미지의 그리고 이질적인 만남일수록 흔적은 강렬하게 새겨진다. 누군가 말로 또는 활자로 꺼내놓은 낯선 흔적은 강렬했기에 역사 속에서 선택받을 수 있었고,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왔다. 왕오천축국전, 하멜 표류기 등 여행기가 대표적으로 이질적인 것들과의 충돌을 그려내고 있다. 이방인의 낯선 시선은 삶에 비해 순간이기에 정확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에 타자의 시선은 날카롭고, 냉정하며, 가혹하다. 19세기 말 조선을 방문한 여행 작가 이사벨라 버드 비숍은, ‘모든 한국인의 마음은 서울에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당시 한성부의 인구는 약 20만 명으로 조선 인구의 2%도 채 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 더보기 [54호] 디벨로퍼: 땅에 가치를 더하다 - 18 유제하 고등학교 3학년,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트럼프는 세상을 들썩이게 했다. 나는 트럼프의 원색적인 발언에 관심이 있었다. 그러는 중 집에 있는 책장에서 트럼프의 저서인 「거래의 기술」(살림, 2016)이라는 책을 발견하여 읽어보았다. 그는 비어있던 아파트를 고급주거지로, 버려진 땅을 컨벤션센터로, 초라한 호텔을 최고급 호텔로 만들어 놓았다. 나는 이렇게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빈 땅에 가치를 불어넣는 예술가 같은 그의 업적에 감명을 받았고 그와 같이 멋진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디벨로퍼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디벨로퍼의 학문적 정의는 부동산 개발기획, 자금조달, 시공, 분양 등 여러 가지 일들을 총괄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개발기획이란 어떤 특정한 땅을 개발한다고 할 때 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또한 개.. 더보기 [54호] 가상의 도시와 게임 속 도시 - 13 이민규, 17 서기석 가상의 도시에 대하여 평소 도시에 관해 생각하다 보면 가상의 도시에 대해 떠올리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실의 도시가 아닌 가상 속의 도시. 나는 가상의 도시가 어떤 면에서 본다면 도시의 본질적인 부분을 더 잘 나타내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상의 도시에 대해 좀 더 생각을 해보려 한다. 먼저 가상의 도시(이하 가상도시로 쓴다)에 대한 정의를 알아보려 하니 도시의 정의부터 되짚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도시란 무엇인가? 나는 도시를 공간의 종류이자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도시는 여러 사람이 모이고 서로 연결되어 이루어낸 하나의 사회가 머무르는 공간이고, 사회에 속한 사람들이 갖는 유대의 기반이다. 즉, 도시는 연결된 인간들이 머무르는 위치와 형태 그 자체의 물리.. 더보기 [54호] 경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의 기대 효과 - 17 김동인 현재 서초구에서는 양재IC에서 한남IC까지 약 6.4㎞에 이르는 경부간선도로의 서울 구간에 대한 지하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간선도로는 급행 12차로와 완행 8차로의 복층 구조의 지하터널로 옮기고 상부 지상 공간에는 공원녹지와 문화복합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초구에서 2015년 말 서울시에 공식 제안을 하며 공론화되었지만 아직은 시행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지상 면적 601,000㎡에 달하는 큰 규모의 도시 사업인 만큼 시행이 확정된다면 당해 지역에 상당한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그림1] 경부간선도로 지하화 예정구간 [그림2] 경부간선도로 지하화 계획 단면도우선 이 사업의 가장 주요한 추진 배경이자 기존 간선도로 체계의 가장 큰 문제점인 교통체증 해소이다. 해당 경부간.. 더보기 [54호] 연합과 분단, 두 도시 이야기 - 18 석희영 세상에는 다양한 인간군상이 존재하는 만큼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존재하지만, 그 가운데 인종차별처럼 범지구적·전시대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를 다룬 기사들에서는 각양각색의 국가, 그리고 다양한 지역의 인종차별을 다루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사는 지역 모두가 그러한 지역들이라고 볼 수도 있거나 적어도 그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이러한 지역 인종차별 문제를 통해서 도시를 분단, 그리고 연합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중학교 3학년, 대구외국어고등학교 영재원에 선발되어 수업을 받을 때 두 분의 원어민 선생님 중 한 분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이셨다. 당시 영재원의 수업 교재 중에서 근대부터 현대까지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어 설명한 책이 있었는데, 그 사건들 가운데.. 더보기 [54호] CoverStory 연합과 분단, 두 가지 얼굴을 갖는 도시. 우리의 도시는 어떤 얼굴을 가지고 있나요? 더보기 [52호] Coverstory Designed by 15 이소정 더보기 [50호] Coverstory 더보기 [48호] Coverstory 더보기 [53호] 서울을 옮기다 ② 해외 수도 이야기 - 13 이재형, 12 이진동 도시는 국가를 이루는 단위이다. 그 중에서 으뜸인 도시를 우리는 수도라고 부른다. 지구상의 수많은 국가들이 처한 상황은 전부 다르며 몰아치는 파도처럼 시시각각 변한다. 국가의 중심이 되는 수도는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몇몇 국가들은 수도를 옮김으로써 문제를 개선하고 싶어 한다. 지난 호에서 살펴봤듯이 역사 속에서 흔히 접하는 천도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면서 망국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외적의 침입을 받아서 또는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행하는 경우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당대에 인간의 집합체인 국가는 어떤 이유로 수도를 옮길까? 허리케인으로 수도가 큰 타격을 입어 천도한 벨리즈, 미국의 침입을 우려해 내륙으로 천도한 미얀마, 쿠테타로 집권한 군부 세력이 자신의 세력이 있는 지역으로 수도를 옮.. 더보기 [53호] 글쓰기의 교훈 - 13 정우민 U410에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노트북을 열었다. 곧 2월에 졸업하니, 이 글은 내가 학부생으로서 쓰게 될 마지막 글이다. 인생에서 대학 생활이라는 하나의 분기가 끝나는 셈이다. 사람들은 늘 분기의 마지막에 다다르면 자신이 그동안 무엇을 했던가, 상투적으로 되돌아보게 된다. 나도 역시 상투적으로, 나는 대학 다닐 동안 무엇을 했던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 생활을 돌이켜보면 참 많은 활동을 했다. 학생회 활동도 했고, 학회 활동도 했고, 학교 수업도 들었고, U410도 했다. 얼핏 보기에는 서로 섞이지 않는 개별적인 활동이다. 하지만 더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내가 했던 모든 활동을 하나의 키워드로 엮을 수 있다. 바로 글쓰기다. 학생회와 학회에서는 학우들을 설득하는 입장문을, 학교 수업에서는 ..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12 다음